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172차 총회에 참석해 직접 나선 제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이 호평을 받았다. 가수 싸이, 건축가 진양교씨, 스타트업CEO 이수인씨에 이어 윤 대통령이 나서 우리만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부각했다는 것이다. 오는 11월28일 179개 회원국의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표심을 가를 분수령으로 여겨진 4차 PT에서 선방한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영어 PT를 통해 한국의 성장 경험을 회원국과 공유하고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부산 이니셔티브’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세계박람회를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싸이는 우리의 문화적 우수성을 알리면서도 ‘강남스타일식’ PT로 청중의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다. 소프라노 조수미와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는 영상으로 힘을 보탰다. 4대 그룹 총수 등 민간대표단 19명도 행사장 안팎에서 홍보대사 역할을 했다. 윤 대통령은 어제도 ‘2030부산세계박람회 공식리셉션’에 참석해 BIE 각국 대표단 500여명을 대상으로 지지 교섭 활동을 이어갔다.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은 모든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우리가 유치전에 뒤늦게 뛰어든 탓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뒤처진 게 냉엄한 현실이다. 사우디는 중동 맹주라는 위상과 오일머니를 앞세워 이미 70개국의 공개 지지를 확보했다고 한다. 이번 PT에서는 보수적 이슬람 국가의 이미지를 불식하려는 듯 연설자 6명 중 3명을 여성으로 내세우는 모습이었다. 이탈리아도 유럽연합(EU) 회원국 지지를 배경으로 로마엑스포 유치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에게 아예 승산이 없는 건 아니다. 유치전은 외교력의 싸움이다. 비밀투표라서 우리 노력으로 얼마든지 표심을 바꿀 수 있다. 더군다나 11월 투표에서 회원국 3분의 2 출석에 3분의 2 지지를 받아야 한다. 1차 투표에서 결판날 가능성이 낮은 만큼 1차에서 2위를 한다면 2차 투표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여야 의원 7명이 파리 현지에서 PT를 지켜보며 성원하고 야당에서 윤 대통령 PT를 긍정 평가한 것은 고무적이다. 민간과 정부, 기업이 뜻을 한데 모아야 한다. 9회 말 막판 뒤집기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부산은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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