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 “李, 당시 ‘상관없다’ 말해”
檢, 천화동인 7호 실소유자 압색
김만배 기자 후배… 120억 배당
소환 등 거쳐 추가 자금동결 방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전에 민간 업자 이익이 4000억∼5000억원 규모라는 사실을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대장동 비리 의혹을 전면 재수사 중인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사 천화동인 7호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유씨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민주당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2015년) 2월 대장동 사업 공고가 나가기 전 정영학에게 ‘민간에 4000억∼5000억원 정도 남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2014년 말쯤 이를 정진상에게 전했고, 이재명은 그때 ‘민간이 남는 거 그거하고 우리하고는 상관없지’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2014년 12월 민간 업자에게 1283억원이 돌아간다는 한국경제조사연구원 용역 결과와는 다른 계산이다.

유씨가 이 대표에게 대장동 민간 이익 규모를 직접 보고했다는 내용은 알려진 바 있지만 법정에서 진술한 건 처음이다. 유씨는 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협의가 이뤄지거나 사업이 진행되는 경과 등 정무적인 사항을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정 전 실장 변호인이 “보고했다는 증거는 증인의 말 외에는 없다”고 지적하자, 유씨는 “정무적인 부분을 문서로 만들 순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정 전 실장의 뇌물 사건 재판은 같은 법원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가 맡기로 정리됐다. 이 재판부는 정 전 실장이 이 대표와 공범으로 기소된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사건을 맡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피고인 방어권의 실질적 보장, 검찰 공소 유지의 효율성, 신속하고 적정한 재판 절차 진행 등 여러 사정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천화동인 7호 실소유자인 배모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서울 서초구 천화동인 7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기자 출신인 배씨는 대장동 사업에 1000여만원을 투자해 120억원대 배당금을 받았다. 그는 김씨의 후임으로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을 했다.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씨에게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2021년 검찰 조사는 받았지만 김씨 등 다른 대장동 일당과 달리 기소는 피했다.

검찰은 배씨가 대장동 개발이익이 범죄 수익인 점을 알면서도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천화동인 7호 명의 계좌, 스타벅스가 입점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 기장군 건물 등 배씨가 배당금으로 확보한 재산 중 일부에 대해선 이미 몰수·추징 보전해 둔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배씨의 재산은 대장동 범죄 수익 유래 재산으로 다 묶어 놨다”며 “자금 추적 결과, (동결되지 않고) 남아 있는 재산이 있으면 추가로 동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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