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이해 충돌 의혹 제기
김기현 “주식 1주도 없는 회사원
李대표 자녀처럼 도박 안 해” 맞불
정치권의 가상자산(코인) 문제가 의원 가족들의 코인 재산 공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장남이 가상자산 투자사 임원이라는 보도를 공유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대표는 “주식 1주도 없는 회사원일 뿐”이라고 반박하며 오히려 이 대표 자녀의 과거 도박 의혹 등으로 맞받았다.
김 대표는 11일 장남과 관련한 의혹 제기에 대해 “직원 30명 정도 되는 중소 벤처기업에 직원으로 취업한 게 뭐가 잘못된 일입니까”라며 “위 회사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채 봉급 받고 일하는 회사원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 회사가 취급하는 사업과 제 과거 발언을 엮어 억지 논리를 펴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참 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의 자녀는 이 대표의 자녀처럼 도박을 하거나 성매매 의혹을 받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교섭단체 연설과 관련해선 “아들이 취업한 때는 저의 발언이 있은 후 5개월이나 경과한 시기”라고 해명했다.

전날 이 대표는 김 대표의 장남이 가상자산 기업에 근무하고 있으며 김 대표가 2021년 원내대표 시절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바 있다는 취지의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김 대표가 답할 차례”라고 적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도 “김 대표의 아들은 블록체인 전문투자사 해시드의 자회사인 언오픈드의 임원”이라며 “해시드는 수조원대 코인 사기 행각을 벌인 테라·루나의 초기 투자자로도 유명하다”고 주장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곽상도 전 의원은 50억원 퇴직금을 받은 아들을 화천대유 회사원일 뿐이라고 주장했는데 김 대표도 이런 입장을 취하는 걸로 코치받았나”라며 “아들의 코치에 따라 가상자산에 투기했던 적이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며 거래내역 공개를 주장했다.
김 대표의 장남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초기 투자) 회사로 블록체인 기반 게임, 대체불가토큰(NFT)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언오픈드의 최고운영총괄책임(COO)을 맡고 있다. 그는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미국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이후 국내 N게임회사를 거쳐 현 기업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내년 공개될 국회의원 가상자산 재산 공개와 별개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개인정보 동의서를 제출해 의원들의 가상자산 내용을 검증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여당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됐는진 모르지만, 국민의힘 의원들도 아마 충분히 동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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