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승차감·SUV 실용성 등 장점 결합
출퇴근·레저용 모두 충족 틈새시장 인기
도요타, ‘정통 세단’ 크라운 파격 변신
기존 3박스 구조 탈피… 주행감 등 우수
한국 GM·푸조 등 CUV 韓 출시 잇따라
“다양한 선택지… 맞춤형 차 구매 가능”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섞인 형태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가 틈새 시장에서 떠오르고 있다. SUV의 실용성과 세단의 편안한 승차감을 결합한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 다양한 CUV가 출시되며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세단 형태 탈피한 도요타 크라운
도요타는 플래그십 모델인 준대형 세단 크라운의 16세대 모델을 여러 차종으로 만들어 한국 시장에서 CUV를 가장 먼저 출시했다. 앞으로 세단과 SUV, 왜건 형태도 순차적으로 나올 예정이다. 그동안 정통 세단을 고수해온 크라운의 새로운 모델이 크로스오버로 탄생한 것은 파격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정통 세단을 기본으로 크로스오버로 재탄생한 모델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지난 9일 강원 영월에서 크라운 CUV를 시승했다. 엔진 룸, 실내, 트렁크 룸으로 분할된 3박스 구조를 탈피해 전후면이 매끄럽고 부드럽게 연결된 선과 세단보다 높아진 차체가 조화를 이룬 외관이 멀리서도 확연히 눈에 띄었다.
먼저 운전해본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2.4리터 직렬 4기통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파워트레인으로 총출력 348마력에 달하는 높은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속력이 힘있게 올라갔다.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꿀 때마다 가속 성능은 한층 높아졌다. 와인딩 구간에서 코너를 돌 때 핸들링이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되고 뒷바퀴가 잡아주는 힘도 강하게 느껴졌다. 거친 노면의 상태가 전달되는 승차감은 다소 아쉬웠다. 연비는 11.8㎞/ℓ(공인연비 11.0㎞/ℓ)로 나왔다.
다음으로 운전한 2.5리터 하이브리드는 듀얼 부스트 모델보다 부드러운 주행감이 돋보였다. 연비도 하이브리드 모델에 걸맞게 16.6㎞/ℓ(공인연비는 17.2㎞/ℓ)가 나왔다.
두 모델 모두 기존 도요타 모델보다 주행보조시스템과 실내 편의사양이 진일보했다. 카메라로 인식한 최고 속도의 도로 표지를 화면에 표시하고 이보다 속력이 높아지면 알려주는 도로 표지판 어시스트, 주행 상황에 따라 속도를 제어하는 능동형 주행 어시스트 등은 안전 운전을 하도록 섬세하게 도왔다. 실내에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교통 정보 등을 제공하고 직관적이었다.

◆SUV 주도 속 크로스오버 인기
크라운을 비롯해 최근 세단에 SUV 요소를 가미한 CUV 차량이 잇따라 출시됐다. 한때 자동차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세단의 시대가 저물고, SUV로 시장 주도권이 넘어가는 사이에 절충형 차량이 틈새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크라운은 1955년 출시돼 70년 가까이 세대를 거듭하며 일본의 대표적인 세단으로 자리잡은 모델로, ‘일본의 그랜저’로 통한다. 세단 형태 크라운의 판매가 점차 내리막길을 걷자 내수용을 벗어나 글로벌 모델로 출시하며 시대의 변화를 수용한 다양한 형태를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이병진 토요타코리아 상무는 “전세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있어 어떤 차가 현재 고객에게 맞는 모델일까 고민한 끝에 크로스오버를 내게 됐다”며 “특히 한국에서는 다양한 아웃도어 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있어 먼저 크로스오버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CUV는 레저와 도심 출퇴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SUV에 가까운 모델도, 세단에 가까운 모델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차 높이는 세단과 SUV의 중간 정도고, 주행감과 적재공간 역시 절충된 형태다.

올해 들어 국내에서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푸조 408 등의 CUV 모델이 잇따라 출시됐다. 크라운이 세단을 기본으로 한 CUV라면,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푸조 408은 SUV를 기본으로 한 CUV에 가깝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 3월말 출시된 쉐보레의 첫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GM 한국사업장이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한 총 4758대의 차량 중 3396대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수요를 입증하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지난달 GM 한국사업장 판매량은 1년 전보다 71.9% 늘었다. 지난달 1만5017대가 수출되는 등 해외 판매량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푸조도 국내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먼저 국내에 CUV 모델 408을 출시했다. 푸조에서도 기존에 없던 모델로, 유연하고 역동적인 디자인과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춰 세단과 SUV의 강점을 모두 즐길 수 있는 활용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평일에는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고, 주말에는 적당한 짐을 싣고 여행도 가기 좋은 절충형 차량을 찾는 사람들이 CUV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CUV의 범위가 넓은 만큼 소비자들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량을 선택하기 좋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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