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수백곳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접경 지역인 미국까지 퍼져 미국 동부 지역의 공기질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미국환경보호청(USEPA)은 1억명 이상의 현지 주민에게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다.
7일 USEPA은 홈페이지에 "캐나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대서양 연안 중부부터 북동부, 오대호 상류 일부 등에 이르는 지역의 대기질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에어나우(AirNow) 화재·연기 지도에서 해당 지역 위치와 실시간 대기질 정보, 건강 보호를 위해 취해야 할 행동을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USEPA의 대기질 정보 사이트 에어나우에 따르면 뉴욕시가 364(이하 AQI), 코네티컷주 스트랫퍼드가 325, 뉴저지주 멘드햄이 315를 각각 기록했다.
뉴욕주 중부 시러큐스와 빙엄의 AQI는 한때 400을 돌파할 정도로 공기질이 악화돼 미국 기상청(NWS)의 기상학자 마이크 하디먼은 NYT에 “화성을 보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AQI 지수에 따라 6단계로 분류하는 공기질 등급에서 300이 넘으면 최악인 '위험한'(Hazardous) 단계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에는 대부분 이 정도 공기에 노출되더라도 곧 회복되지만, 천식이나 심혈관 질환 등이 있는 환자나 임산부, 노인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 동부의 대기질 악화 정도는 캐나다 산불 확대 추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미국 해양대기청의 데이터에 따르면, 캐나다 산불이 시작된 지난달 초부터 해당 지역에서 연기가 짙게 나타난 뒤 산불이 확대 정도에 따라 점차 동남쪽으로 확산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지난 5월에만 캐나다에서는 산불로 270만 헥타르(약 2만7000㎢) 면적이 불탔다. 이는 풋볼 경기장 약 500만 개 규모에 달한다고 한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달 초부터 건조한 날씨와 강풍 영향으로 번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동부 퀘벡주 일대까지 화마에 휩싸였다.
빌 블레어 캐나다 비상계획부 장관은 이날 현재 414곳에서 여전히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00여곳은 불길이 강해 당국의 진화 작업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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