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현대차·SK E&S 등과 협약
2026년까지 전체 70% 300대 전환
대중교통용 버스도 1000대 교체
공영차고지 5곳 전용 충전소 구축
지역 내 온실가스 감축 효과 기대
들릴 듯 말 듯 ‘지이잉’ 하는 소리, 흔들림이 적은 차체, 매연 냄새가 거의 섞여들지 않은 공기.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먼저 타본 수소 공항버스는 상당히 쾌적했다. 이날 수소 공항버스는 광화문 일대를 약 5분가량 주행했으나, 앞으로는 인천공항부터 서울까지 왕복 130㎞가 넘는 거리를 달리게 된다.
서울시가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공항버스를 모두 수소버스로 바꾼다. 2026년까지 전체 450여대의 70%인 300여대를 전환하고, 2030년까지 나머지를 모두 교체한다. 공항버스뿐 아니라 대중교통용 버스 1000대도 2026년까지 수소버스로 달리게 한다. 또 2026년까지 공영차고지 5곳에 수소버스 전용 충전소를 구축한다.
시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이런 내용의 ‘수소 모빌리티 선도도시 서울’ 업무협약을 환경부, 현대자동차, SK E&S, 티맵모빌리티와 체결했다.
서울시가 도입하는 수소 공항버스 모델은 현재 인천∼서울역 광역버스 1400번과 기업 통근버스에 활용되고 있다. 지붕에 수소 탱크가 있어 차체가 내연기관차보다 30㎝쯤 높다. 7㎏짜리 탱크 5개를 장착해 약 34㎏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연비는 18㎞/㎏이며, 완충했을 경우 635㎞를 달린다. 수소연료전지는 90㎾급 2개가 장착됐다.
수소 공항버스를 도입하면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역 온실가스의 19.2%는 수송 부문에서 나오지만, 공항버스는 모두 경유버스다. 대형 경유버스는 일반 승용차보다 온실가스는 30배, 미세먼지는 43배 이상 배출한다. 게다가 공항버스 1대는 하루 평균 4회 왕복 548㎞를 운행해 시내버스 하루 주행거리(229㎞)의 두 배가 넘는다.
시는 수소버스가 장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공항버스에 적합하다고 전했다. 전기버스의 충전시간이 30분 이상인 반면 수소버스는 5∼10분이면 충분하다. 주행거리도 600㎞가량으로 전기버스(420㎞)보다 길다.
다만 수소버스는 가격이 비싸고 충전인프라가 부족해 그간 보급이 부진했다. 수소버스의 국산화율이 99%에 달함에도 저가 외국산 전기버스가 시장을 잠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소버스는 6억3000만원으로 전기버스(4억3000만원)보다 비싸다. 전국 전기충전소가 20만곳인 반면 수소충전소는 163곳에 불과하다. 보증기간도 전기버스가 9년에 90만㎞이나 수소버스는 5년, 50만㎞에 그친다. 이 때문에 산업부는 올해 수소버스를 400대 보급하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도 이 중 40대를 수주했다.
버스뿐 아니라 승용차 역시 수소차보다 전기차가 인기다. 올해 서울시의 전기차(이륜차 포함) 보조금 지원 계획은 2만3000대인 반면, 수소승용차는 300대가 전부다. 보조금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수소버스를 대량 도입하면 수소차 인프라 확산을 촉진할 전망이다.
이날 협약에 따라 서울시는 수소버스 전환 정책을 추진한다. 환경부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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