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문제점 없었다…수사 협조”
시의회 野 “고발 결정…진상 규명”
대장동 여파로 사업 진행 ‘지지부진’
2020년 구역 지정…2월 사업자 공모
잠실 마이스 1.4배 규모…2030년 준공
‘제2의 대장동’ 우려를 키웠던 경기 성남시 백현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도시개발사업이 우선협상대상자 심사과정에서 예비 평가위원 명단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돌변했다. 지난달 25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열어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탈락한 컨소시엄 측에서 검찰 수사를 주장하며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조7000억원이 투입돼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은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의 1.4배 규모다.
6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심사과정에서 의혹을 제기한 한화컨소시엄 측은 최근 검찰에 이 사건을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컨소시엄 측은 “지난달 23일 성남시에 조사를 요청했으나 이후 우리에게 추가 확인 조사도 하지 않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주 검찰에 수사 요청을 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 감사실을 통해 사실 여부 등 경위 파악에 나섰고, 일주일 여만인 지난 2일 “문제점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시는 수사 의뢰가 이뤄지면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백현 마이스를 둘러싼 논란은 지역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시의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의원 정담회를 열고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며 검찰 고발을 예고했다.
앞서 성남도개공은 우선협상대상자 심사를 열흘 정도 앞둔 지난달 8~12일 토목·교통·도시·건축 등 8개 분야 평가위원 17명을 공개 모집했는데 1210명이 응모했다. 성남도개공은 159명을 예비 평가위원 후보로 추리고, 심사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추첨을 거쳐 최종 17명의 위원을 선정했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한화컨소시엄 측이 심사를 이틀 앞둔 지난달 23일 예비 위원 명단이 사전 유출됐고 일부 예비 위원들이 로비를 받았다는 주장과 함께 녹취록·명단을 제시하며 심사가 미뤄졌다.

시와 성남도개공의 조사에선 의혹이 제기된 7명 중 5명이 예비 후보군 159명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평가위원 전체 응모자를 대상으로 재추첨해 17명을 위원으로 선정했다. 심사 결과, 의혹을 제기한 한화컨소시엄은 이 사업을 수주하지 못했다.
백현 마이스 사업은 전임 시장 때인 2020년 12월 구역 지정이 이뤄졌으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차일피일 미뤄져 왔다. 이후 사업 재검토를 거쳐 종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성남도개공이 올 2월 사업자를 공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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