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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듯 한 마을 풍경… 고대 베트남 전통적 삶 엿본다 [박윤정의 씬 짜오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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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11 09:00:00 수정 : 2023-06-07 19: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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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라오까이 따반 마을

깊고 푸른 산세가 길을 내어주는 듯한 풍경
라오까이에 가까워질수록 녹음으로 짙어져
산길을 달려 만난 라오까이, 큰 규모에 놀라
차로 15분 더 달려 만난 작은 전통 마을 ‘따반’
자연 아래 정적인 풍경, 우리 과거와 비슷해

늦은 밤 공항에 도착해 호텔로 이동했다. 곧장 잠자리에 들어 이른 아침 눈을 뜬다. 낯설고 차가운 시트 촉감이 그리 나쁘지 않다. 이제서야 여행이 시작된 듯하다.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려다 베트남 커피가 그리워 식당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부스스한 차림으로 객실을 나선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고수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커피를 주문하고 차려진 뷔페 식당을 둘러보다 결국, 쌀국수로 식사를 시작한다. 고수와 연유 향 짙은 커피 향이 주위를 감싼다.

사빠 거리. 역사적인 매력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관광객들에게는 인기 있는 방문지다. 고대 베트남의 전통적인 삶을 볼 수 있으며 건축 양식을 보존하고 있다.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로 차에 오른다. 4시간을 달려야 라오까이에 도착할 수 있다. 지난밤, 화려한 불빛 장식과 가로등이 가렸던 거리는 생각보다 깨끗했다. 형형색색이 사라진 무채색 도로는 쓰레기가 뒤덮였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돈되어 있다. 하늘길이 끊기며 세상 시간이 멈춘 듯했지만 또 다른 세상은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었나 보다.

새로 개통된 고속도로를 타고 달린다. 북쪽으로 향하는 차창 풍경은 라오까이에 가까워질수록 녹음으로 짙어진다. 깊고 푸른 산세가 길을 내주는 듯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잠시 움츠린 몸을 펴고 시간을 보낸다. 군것질거리를 구경하며 낯익은 우리나라 브랜드들을 보고 반가워한다. 기념품을 구경하는 재미는 긴 이동 시간의 지루함을 덜어 준다. 길은 조금씩 오르막길로 향한다. 귀가 멍해지기 시작하는 걸 보니 목적지에 가까워지나 보다. 굽은 길 따라 좌우로 몸이 쏠리니 속마저 불편하다. 산길 따라 한참을 달리니 어디서 모여든 것인지 수많은 차와 사람이 보인다. 큰 도시이다.

길은 조금씩 오르막길로 향한다. 산길 따라 한참을 달리니 어디서 모여든 것인지 수많은 차와 사람이 보인다. 큰 도시이다.
라오까이 레스토랑. 관광객이 많은 지역이라 서양식 레스토랑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호텔 풍경.

라오까이! 사빠 마을은 큰 버스가 다닐 수 없어 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환승해야 한다. 점심 식사 장소에서 갈아타기로 하고 버스에서 내린다. 관광객이 많은 지역이라 어렵지 않게 베트남식이 아닌 서양식 레스토랑을 선택했다. 오히려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한 음식들이 고산지대에서 첫 끼니로 반갑다. 점심 식사를 하고 따반 마을을 방문하기로 한다. 라오까이에서 차로 약 15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전통 마을이다. 역사적인 매력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관광객에게는 인기 있는 방문지이다. 고대 베트남의 전통적인 삶을 볼 수 있으며 건축 양식을 보존하고 있단다. 우리네 민속촌 분위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차에서 내려다보는 마을 풍경은 시간이 멈춘 듯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눈에 담기는 경치는 논과 밭이 어우러지는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다.

따반 마을. 라오까이에서 차로 약 15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전통 마을이다. 농업과 수공예로 유명하다고 한다. 주민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농작물을 재배한다.

차에서 내려 산책로를 따라 걷고 싶은 마음을 후덥지근한 더위가 멈칫하게 한다. 큰 숨을 내쉬고 몇 걸음 내디디니 온몸을 감싸는 더운 공기도 익숙해진다. 따반 마을은 농업과 수공예로 유명하다고 한다. 주민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농작물을 재배한다. 관광객을 위한 공예 작업장과 체험장이 있지만 다양한 농작물이 자라는 밭을 따라 걷는 산책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풀린 개들이 뛰어다니고 병아리, 오리, 다양한 동물이 논두렁과 길가에 가득이다. 재미있는 시간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삶이 우리 과거와 흡사하여 옛 추억을 더듬는 시간이다. 따반 마을 주변, 베트남 가옥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자연 풍경 아래 느리게 걷는 소처럼, 오후가 느긋하게 흐른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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