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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실패하며 큰다”더니… 北, 주민에겐 실패 숨기고 2차 위성발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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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05 14:34:32 수정 : 2023-06-05 18: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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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밥을 먹으면서 크고 과학은 실패 속에서 솟구쳐 오른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4월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 실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말이다.

 

통신은 김 총비서가 위성 발사를 준비하는 과학자들을 격려하면서 ‘실패’의 가치마저 강조하는 관대한 모습을 보였고, “밤새워 극복방도도 함께 찾으시었다”며 ‘따뜻한 지도자’상을 묘사했다. 그러나 정작 5·31 군사정찰위성 발사 이후 북한의 모습은 딴판이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철저히 정보를 통제하는 모습이다.

북한이 지난 5월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발사 실패, 주민들에겐 엿새째 안 알려

 

5일, 북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지 닷새가 지났지만, 북한 주민들이 보는 매체인 노동신문에는 관련 소식이 일절 보도되지 않고 있다. 노동신문에서 군사정찰위성 관련 보도는 5월17일 이후 뚝 끊겼다.

 

일반 주민들이 보지 못하는 매체인 통신에 발사 실패 소식은 물론,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 담화 두번,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담화, 국제문제평론가 김명철 명의 글을 연이어 쏟아내며 집중적인 대외 여론전을 편 것과 대조된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기사를 내놓곤 하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서도 북한 주민이 위성발사를 언급하는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 이날 노동신문 1면에는 ‘당의 영도력과 정책에 대한 우리 인민의 믿음은 억척불변이다’라는 제목으로 당과 김정은 총비서의 영도력이 “탁월하기에 그 어떤 고난도 두려울 것이 없고, 광명한 내일도 자력으로 앞당겨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글이 게재됐다. 

지난 5월 31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발사체 관련 서울시 경보 오발령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차발사 준비정황... 전문가 “시간 상당히 걸릴 것”

 

미국의소리(VOA)방송은 4일(현지시간) 민간 상업위성 ‘플래닛랩스’ 촬영 사진을 통해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지속 포착되고 있다는 보도를 이어갔다.

 

‘플래닛 랩스’가 지난달 29일 북한 상공에 위치했을 때 찍힌 사진에 이동식 조립건물이 발사대(갠트리타워) 바로 옆에 붙어있었는데, 닷새 후 지난 3일 북한 상공에 위치했을 때 찍힌 사진에는 이동식 조립건물이 발사대 동쪽 약 100m 떨어진 지점으로 위치가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이 조립건물은  주처리 건물에서 로켓을 넘겨 받아 수직으로 세워 발사대에 장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바닥에 선로가 깔려 있어 이동식 조립건물이 주처리 건물과 발사대 사이를 오갈 수 있도록 돼 있다.

 

VOA는 “북한이 2차 발사를 공언한 상황에서 핵심 시설이 움직임을 보인 것은 주목할 변화”라고 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 발사장은 기존에 있던 발사장으로, 지난 5·31 위성발사때 사용한 급조된 새 발사장과 다른 곳이다. VOA는 새 발사장은 기존 발사장과 달리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동창리 지역은 한·미 정보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2차 발사 시기 등에 대해 ”다양한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연구위원은 “설계가 제대로 됐는지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를 점검해봐야 하는 상황이고, 엔진 추력을 계산을 잘못한 거라면 1단부터 재설계를 해야 할 수도 있다”며 “(2차 발사까지)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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