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들이 4인실에서 가림막도 없이 50대 남성 환자 기저귀 교체
면회 때마다 우는 남편이 이상하다고 여겼지만 요양원 측은 문제없다고 안심시켜

50대 남성 치매 환자의 생식기를 비닐봉지에 싸 묶은 뒤 기저귀를 채운 전북 군산의 한 요양원이 경찰 조사를 받는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요양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를 성기에 묶어 놓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치매 남편(57)을 둔 아내다. 아내에 따르면 남편은 4년 전 전두측두엽치매를 앓기 시작했고, 상태가 점점 나빠져 지난 2월3일 요양원에 입소했다.
남편은 오래전 사고로 오른팔을 잃은 데다 치매로 말을 잘하지 못하고 침대에 항상 누워있는 등 타인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어려웠다.
남편이 입소하고 한 달쯤 지나 왼쪽 다리 정강이 부근에 욕창이 생겼다.
이를 발견한 아내가 집으로 데려가려 하자 요양원 측은 “집중 케어실로 옮겨 좀 더 신경 써서 제대로 보살펴 드리겠다. 한 번 더 믿고 맡겨 달라”고 말해 남편을 퇴소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면회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남편이 염려스러웠지만 요양원 측은 “(요양원에서)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고 마음 편히 지내도 된다”고 말했고, 아내는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요양원을) 믿었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그로부터 두 달이 흐른 지난 19일에 일어났다. 그날따라 남편이 너무 이상했던 아내가 “(요양원) 여기서 막 대하냐고 물어보니 ‘막 대한다’고 (남편이) 대답을 했다”고 밝혔다.
남편의 대답에 아내가 요양원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보자, 실제 요양보호사들이 4인실에서 가림막도 없이 기저귀를 교체하고 있었다.
집에서 기저귀를 갈아줄 때도 수치심으로 힘들어했던 남편이었기에 아내는 그 즉시 퇴소를 결정했다. 입소 3개월 만이다.
집에 와 남편을 살펴보니 “몸 케어도 전혀 돼 있지 않아 발가락이 한 달은 안 씻은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저귀를 바꿔 주려고 푼 순간 뉴스에서 나 보던 사건이 제 눈앞에 펼쳐졌다. 일회용 비닐 봉지 안에 속기저귀를 넣어 성기를 묶어 놓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아내는 전북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학대 신고를 했고, 해당 요양원은 지난 22일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요양원 측은 “피부가 안 좋아서 짓무를까 봐 그렇게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관은 기저귀를 교체할 때 가림막을 하지 않은 것도 ‘성적 학대’가 맞다고 봤다. 아내는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은 요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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