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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지에 넣어져 묶여 있었다” 군산 소재 요양원, 50대 치매 환자 ‘성적 학대’

입력 : 2023-05-26 10:14:05 수정 : 2023-05-26 10: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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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 한 달 뒤 다리에서 욕창 발견한 아내가 치매 남편 퇴소시키려 하자 요양원 측에서 말려
요양보호사들이 4인실에서 가림막도 없이 50대 남성 환자 기저귀 교체
면회 때마다 우는 남편이 이상하다고 여겼지만 요양원 측은 문제없다고 안심시켜
전북 MBC 갈무리

 

50대 남성 치매 환자의 생식기를 비닐봉지에 싸 묶은 뒤 기저귀를 채운 전북 군산의 한 요양원이 경찰 조사를 받는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요양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를 성기에 묶어 놓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치매 남편(57)을 둔 아내다. 아내에 따르면 남편은 4년 전 전두측두엽치매를 앓기 시작했고, 상태가 점점 나빠져 지난 2월3일 요양원에 입소했다.

 

남편은 오래전 사고로 오른팔을 잃은 데다 치매로 말을 잘하지 못하고 침대에 항상 누워있는 등 타인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어려웠다. 

 

남편이 입소하고 한 달쯤 지나 왼쪽 다리 정강이 부근에 욕창이 생겼다.

 

이를 발견한 아내가 집으로 데려가려 하자 요양원 측은 “집중 케어실로 옮겨 좀 더 신경 써서 제대로 보살펴 드리겠다. 한 번 더 믿고 맡겨 달라”고 말해 남편을 퇴소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면회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남편이 염려스러웠지만 요양원 측은 “(요양원에서)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고 마음 편히 지내도 된다”고 말했고, 아내는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요양원을) 믿었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그로부터 두 달이 흐른 지난 19일에 일어났다. 그날따라 남편이 너무 이상했던 아내가 “(요양원) 여기서 막 대하냐고 물어보니 ‘막 대한다’고 (남편이) 대답을 했다”고 밝혔다.

 

남편의 대답에 아내가 요양원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보자, 실제 요양보호사들이 4인실에서 가림막도 없이 기저귀를 교체하고 있었다.

 

집에서 기저귀를 갈아줄 때도 수치심으로 힘들어했던 남편이었기에 아내는 그 즉시 퇴소를 결정했다. 입소 3개월 만이다.

 

집에 와 남편을 살펴보니 “몸 케어도 전혀 돼 있지 않아 발가락이 한 달은 안 씻은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저귀를 바꿔 주려고 푼 순간 뉴스에서 나 보던 사건이 제 눈앞에 펼쳐졌다. 일회용 비닐 봉지 안에 속기저귀를 넣어 성기를 묶어 놓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아내는 전북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학대 신고를 했고, 해당 요양원은 지난 22일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요양원 측은 “피부가 안 좋아서 짓무를까 봐 그렇게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관은 기저귀를 교체할 때 가림막을 하지 않은 것도 ‘성적 학대’가 맞다고 봤다. 아내는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은 요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할 예정이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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