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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술로 실용위성 수송… 누리호, 첫 임무 안고 우주로 [뉴스 투데이]

입력 : 2023-05-23 18:07:21 수정 : 2023-05-23 23: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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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우주센터서 24일 실전발사

2년간 두 차례 발사 성능 테스트
발사대 기립·엄빌리칼 연결 순항
기상 등 검토 뒤 오후 6시24분 발사

1138초 비행하며 위성 8기 사출
궤도 안착 땐 우주강국 반열 재확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실전 발사’를 위해 23일 발사대에 세워졌다. 우주로 날아오를 준비는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발사 예정일을 하루 앞둔 이날 누리호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종합조립동에서 오전 7시20분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제2발사대로 이동을 시작했다. 약 1.8㎞ 거리를 1시간34분에 걸쳐 이동, 오전 8시54분 발사대에 도착했다. 이어 누리호는 기립 장치인 ‘이렉터’에 실려 발사패드에 수직으로 세워졌다. 기립과 고정작업은 이날 오전 11시33분 완료됐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 기립된 누리호가 발사대에 고정돼 있다. 연합뉴스

오후에는 누리호의 통신·항법시스템을 관장하는 ‘발사체의 두뇌’에 해당하는 에비오닉스와 자세제어계 등 시스템을 점검했다. 전원 및 연료·산화제 등 추진체를 충전하기 위해 발사패드 옆 45.6m 엄빌리칼 타워와 연결하고, 추진제가 새지 않는지도 확인했다. 당초 오후 7시쯤 발사대 설치작업 완료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소나기로 이날 작업은 오후 9시14분 마무리됐다.

 

과기정통부는 이후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이송 및 기립 등 발사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특이사항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24일 기상 상황도 발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날씨는 강수 가능성이 작고, 비행 궤적 상의 낙뢰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예상됐다. 발사는 비보다는 바람이 중요한데, 초속 5m 이하로 불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이 예보한 24일 고흥 아침 최저기온은 16도, 낮 최고기온은 21도다. 누리호 발사를 위한 기상조건은 기온 영하 10도∼영상 35도, 지상풍 평균 풍속 초속 15m, 순간최대풍속 초속 21m다.

 

발사 당일에는 오전부터 최종 점검을 한다. 누리호 최종 발사 여부는 24일 오후 1시30분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발사에 문제가 없다면 연료탱크와 산화제탱크 충전을 진행하고, 발사 1시간 전 기립 장치를 철수한다. 발사 10분 전 ‘발사자동운용(PLO)’이 시작되면 사람의 개입 없이 컴퓨터에 의해 마지막 발사 절차가 진행된다. 발사 4초 전 엔진이 점화해 1단 엔진 추력 300t에 도달하면 고정장치가 해제되며 이륙하게 된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발사체가 목표한 궤도에 오르고, 탑재한 위성들을 안정적으로 분리해야 성공으로 볼 수 있다. 2차 발사가 누리호 성능을 시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3차 발사는 ‘고객’(위성)이 원하는 대로 우주 수송 서비스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위성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포함해 총 8기가 실리는데, 모형이 아닌 실제 임무를 가지고 활동하는 위성들이다. 지난해 2차 발사 당시에는 위성모사체를 실어 보냈다. 이 때문에 최종 궤도는 2차 700㎞보다 낮은 550㎞이고, 3단 연소 시간도 이전보다 짧다.

 

발사 시간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태양열 에너지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해 2차 당시 오후 4시쯤보다 늦은 오후 6시24분±30분으로 정해졌다. 1, 2차 때는 상황을 보며 발사 시간을 연기할 수 있었지만, 3차 발사는 오후 6시54분이 지나면 다른 날 같은 시간으로 변경해야 한다. 총 비행시간은 2차(1095초)보다 긴 1138초지만, 추적 범위 내에서 8기의 위성을 분리하기 위해 마지막 위성 분리 시간이 발사 후 945초에서 923초로 앞당겨졌다.

 

위성 분리 방식도 2차 때와 다르다. 2차 때는 성능검증위성이 발사체에서 분리된 뒤 더미위성을 별도로 분리했다. 이번에는 발사관을 장착해 위성들을 발사체에서 직접 사출한다. 가장 큰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먼저 분리하고, 이후 20초 간격으로 나머지 7개 위성을 내보낸다. 여러 대의 위성이 충돌하지 않도록 시차를 뒀다.

누리호 응원하는 꿈나무들 누리호 발사 예정일을 하루 앞둔 23일 경기도 국립과천과학관 ‘누리호 3차 발사 기념 특별전 사전 행사’를 찾은 어린이들이 누리호 모형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누리호는 24일 오후 6시24분 발사 예정이다. 과천=이재문 기자

3차 발사가 앞선 발사와의 또 다른 점은 민간 체계종합기업이 참여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돼 제작 총괄 관리와 발사 운용을 함께 진행했다.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우주발사체의 핵심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는 첫 발걸음으로, 이번에는 참관하는 수준이었지만, 항우연으로부터 기술과 노하우를 배워 앞으로의 발사를 주도할 예정이다.

 

누리호 1차 발사는 고도 도달에는 성공했으나 위성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는 못했다. 지난해 2차 발사가 성공하면서 누리호가 지구 저궤도에 최대 1.5t까지 실어 나를 수 있음을 입증했다. 3차 발사가 성공한다면 한국이 자주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대내외에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의미를 가진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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