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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고, 달아지고, 작아졌다… 벌써 돌아온 ‘봄 과일’ 수박의 계절

, 이슈팀

입력 : 2023-05-22 16:40:17 수정 : 2023-05-22 16: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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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더위에 봄 수박 인기…4월 말부터 출하
하우스재배 당도·품질 높아…농가 ‘고소득’ 보장
1∼2인 가구 증가에 ‘작은 수박’ 매출 증가
“日시장서 경쟁력 높아…올해 수출 늘린다”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5월, 수박의 계절이 왔다. 

 

수박이 7∼8월 여름 제철 과일이라는 사실은 변함 없지만, 본격적인 수박 유통 시기는 4월 말부터로 최근 앞당겨졌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은 4월 말부터 수박을 쌓아두고 판매 행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수박을 구매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마트는 지난 4월 말 함암, 부여, 논산 지역에서 수확한 올해 첫 봄 수박 10만통 판매 행사를 진행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4일까지 ‘수박유니버스’ 행사를 통해 고당도 수박·까망꿀 수박·애플 수박·망고 수박 등 전 수박 종류를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도 수박 전 품목(5~9kg)에 대해 엘포인트 회원을 대상 3000원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수박은 언제부터 봄 과일이 됐을까.

 

원래부터 하우스 수박은 1년 내내 유통됐지만 여름이 아닌 계절엔 가격이 비쌌고 수요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한국의 여름 더위가 앞당겨지면서 봄철부터 시원한 수박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수요가 따르니 수박을 일찍 출하하려는 농가도 많아졌다.

 

봄 수박도 당도는 높다. 재배 기술 발달로 농가들이 한여름 노지 수박과 비슷한 당도와 균일한 품질을 자랑하는 수박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봄철 큰 일교차도 수박을 더 맛있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한 과일유통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은 아침 저녁으로 덥고 장마가 있어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면서 “반면 늦봄은 낮엔 여름처럼 더워도 아침 저녁으론 선선하다. 보통 높은 일교차가 과일 당도를 높이기 때문에 최근 수확되는 봄철 수박 당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당도’ 수박을 선호하는 소비자 기호에 맞춰 마트들이 엄격하게 당도 관리를 해온 영향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확 전 농가에서 파괴당도 측정, 수확 후 타동선별(수박을 두드려 이상 여부 확인), 기계를 통한 수박 전량 당도와 중량 측정, 입당도 테스트까지 모두 마쳐야 상품화될 수 있다”면서 “상품 라벨에 당도(브릭스)를 표기해 고객들이 믿고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재배 수박은 보통 10브릭스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데 최근 마트에선 11브릭스 이상이 주로 판매되며 12브릭스 이상은 ‘고당도’로 분류된다. 12∼13브릭스 고당도 수박은 한 통에 2만∼3만원대로 비싸게 팔린다. 

 

할 발 앞서 고당도 수박을 출하하면 농가에도 이득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옥진 박사는 “하우스 수박 재배 기술이 높아져 당도가 높고 품질이 고른 수박을 생산할 수 있게된 데다 최근 봄 수박 수요가 높아졌고, 일찍 출하하면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농가들이 봄철 수박 재배를 선호하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눈에 띄는 트렌드는 작은 수박이다.

 

1∼2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큰 수박을 반이나 4분의 1조각으로 잘라 파는 수박은 물론, 박처럼 주렁주렁 열리는 애플수박, 배구공보다 조금 큰 정도의 작은 수박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소형 수박을 포함한 기타수박(애플 수박, 망고 수박 등)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45%로 일반 수박 8.9%보다 크게 늘었다”면서 “크기가 작은 수박의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고 밝혔다.

 

엔데믹 시대 전환으로 글로벌 물류난이 해소되면서 해외로의 수박 수출도 재개됐다. 동남아에서 수박은 저렴한 과일이기 때문에 딸기나 샤인머스캣처럼 한국산 경쟁력이 높은 품목은 아니지만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가 있다. 

 

경남 함안군은 지난달 말 3㎏짜리 수박 720통을 항공편으로 수출했다. 함안군은 연말까지 12만 달러(약 1억5000만원) 상당 수박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당도 높은 한국 수박은 일본에서 인기가 좋다. 수박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한 업체 대표는 “한국 수박 경쟁력이 있는 곳은 과일이 비싸고 한국보다 수박 당도 기준이 9브릭스 정도로 낮은 일본”이라며 “지난해 수박 50t가량을 일본에 수출했는데 올해는 400∼500t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 상황이 좋아지면 한국산 과일을 선호하는 몽골쪽 수출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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