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표기는 전혀 없이 오직 영어로만 쓰여 있는 메뉴판이 많아 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많은 누리꾼들이 공감을 표했다. 이들은 이용자들의 불편을 넘어 영어에 대한 지나친 선호를 지적하며 우리말을 우선순위에 두기를 제안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메뉴판 한국어로 쓰는 법 좀 만들었으면 좋겠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다 한국 식당이다. 무슨 음식에 뭐가 들어갔는지 정도는 한글로 써야 하는 거 아니냐. 2030만 사는 세상도 아니고 나이 드신 분들이나 어린아이들은 뭐 주문이나 할 수 있겠냐”라며 사진 여러 장을 첨부했다.
사진에는 영어로만 적혀있는 각기 다른 음식점 메뉴판이 여러 개 담겼다.

우스운 점은 메뉴판은 영어인데 막상 외국인이 영어로 주문하면 못 알아듣는다는 것. A는 “‘1인 1음료’이나 ‘영업시간’ 이런 건 기가 막히게 한글로 써놓던데 웃기지도 않는다”며 “나라에서 한국 메뉴판에 대한 법 좀 만들어줘라”라고 했다.
이 게시물에는 누리꾼들의 공감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마트 지역 농산물 파는 매대에 로컬푸드라고 표기한 것부터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냥 지역 상품이라고 쓰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고 친근하고 얼마냐 좋냐”고 부연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정말 왜 저러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우리 말이 훨씬 예쁘고 읽고 바로 주문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는데 정말 글쓴이 말대로 법이라도 만들면 좋겠다. 핑크보다 분홍, 블루보다 파랑 등 우리말이 훨씬 예쁜데 티브이 자막부터 전부 영어로 표기하는 것도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한 누리꾼은 “어릴 때 외국 살다 왔다. 거기 친구들이 한국 놀러 와서 소개해 줄 때 이런 거 많이 느꼈다. 애들이 말하길 ‘한국은 이런 거 잘 돼 있어서 다니기 편하다’라고 하더라. 솔직히 안 그래도 되는데 지하철도 그렇고 식당 주문할 때도 자기들이 못 알아들으면 부끄러워하더라. 아니 놀러 온 건 외국인들인데 왜 한국인들이 영어 관련해서 창피해 하는지 이해 안 갔다. 그리고 영어를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한글이 더 예쁘다”며 한국의 과도한 영어 우선주의를 지적했다.
한편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광고물의 문자는 원칙적으로 한글맞춤법이나 국어의 로마자표기법, 외래어표기법 등에 맞춰 한글로 표시해야 한다. 외국어로 표시할 때도 한글과 같이 적어야 한다.메뉴판에 한글 표기가 없으면 불법이다.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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