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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문단의 '록스타' 마틴 에이미스 73세 나이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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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5-21 08:57:48 수정 : 2023-05-21 08: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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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소설가 킹슬리 에이미스의 아들
부자가 代 이어 영국 문학에 큰 족적
`머니`, `런던 필즈`, `시간의 화살` 남겨

현대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가인 마틴 에이미스가 7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에이미스는 소설가 겸 시인 킹슬리 에이미스(1922∼1995)의 아들로, 부자가 대(代)를 이어 문학에서 큰 성취를 이뤄냈다는 평을 듣는다.

 

영국 BBC 방송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에이미스가 지난 19일 그동안 거주해 온 미 플로리다주(州) 자택에서 식도암 투병 끝에 숨졌다고 보도했다. 에이미스는 2012년 영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소설가 마틴 에이미스(1949∼2023). 게티이미지 제공

에이미스는 1949년 8월 잉글랜드 옥스퍼드에서 태어났다. 명문 옥스퍼드대 엑시터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 출판사와 언론사 등에서 잠시 일했다.

 

1973년 첫번째 장편소설 ‘레이첼 페이퍼스’(The Rachel Papers)를 펴내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 작품으로 영국에서 권위가 높은 서머싯 몸 상을 받았다. 계속해서 ‘머니’(1984), ‘런던 필즈’(1989), ‘시간의 화살’(1991) 등 장편소설을 출간하며 영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반열에 들었다. 이 가운데 ‘머니’는 영국 언론이 꼽은 100대 영어 소설에 들었다. 1980년대 최고의 문제작으로 오늘날까지 에이미스의 대표작으로 여겨진다. ‘런던 필즈’와 ‘시간의 화살’은 영국 최고 권위의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BBC는 에이미스를 1980년대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한 살만 루슈디, 이언 맥큐언, 줄리언 반스 등 동시대 작가들과 비교하면서 “이들은 영국 문학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젊은 세대 작가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작이 나올 때마다 뜨거운 화제를 몰고 다닌 에이미스를 일컬어 ‘영국 문단의 록스타’하고 불렀다.

 

2000년에는 ‘경험’이란 제목의 회고록이 출간됐다. 미국으로 주거지를 옮긴 뒤인 2020년 펴낸 ‘내면의 이야기’(Inside Story)가 소설로는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영국 소설가 마틴 에이미스(오른쪽)이 ‘악마의 시’로 유명한 소설가 살만 루슈디와 함께한 모습. 두 사람은 1980년대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로 꼽힌다. 게티이미지 제공

고인은 아버지 킹슬리 에이미스와 늘 함께 거론된다. 킹슬리 에이미스가 쓴 소설 ‘행운아 짐’(1954)은 영국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고인은 부친한테 글쓰기 재능을 물려받은 것으로 추정되나, 같은 소설가였던 어머니가 그를 문학의 세계로 인도하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공교롭게도 선친과 똑같은 나이(73세)에 에이미스도 세상을 떠났다.

 

영국 문단과 출판계는 슬픔에 빠졌다. 부커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에이미스는 지난 50년간 가장 찬사를 받고 또 활발히 논의된 소설가 중 한 명”이라며 “그의 타계 소식에 큰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유력 출판사 펭귄북스는 성명에서 “에이미스는 영국의 문화 지형에 우뚝 솟은 유산과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며 “우리는 그가 엄청나게 그리울 것”이라고 애도했다. 유족으로 부인과 5명의 자녀가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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