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설왕설래] 태평양도서국

관련이슈 설왕설래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3-05-16 00:03:28 수정 : 2023-05-16 00:03:28

인쇄 메일 url 공유 - +

태평양도서국(태도국)은 태평양 중부·서부와 남태평양에 위치한 14개국을 가리킨다. 파푸아뉴기니·솔로몬제도·피지·사모아·바누아투·팔라우·미크로네시아연방·나우루·마셜제도·키리바시·투발루·통가·니우에·쿡제도 등이다. 영토 면적이 21㎢(나우루)~46만㎢(파푸아뉴기니)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들로 꼽힌다. 하지만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합친 해양 영토는 약 4000만㎢로 전 세계 면적의 14%에 달한다. 참치 어획량의 70%가 이곳에서 나올 정도로 어족 자원과 희귀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사모아제도는 1960∼1970년대 한국 원양어업의 태동지이자 전진 기지로 유명했다. 변변한 수출품이 없던 시절 원양어업은 우리가 달러를 벌어들이던 효자 산업이었다. 파고파고 항에는 참치잡이를 하던 우리 원양어선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이 섬에 한때 우리 선원들 묘지 90여 개가 있었을 정도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8년 호주·뉴질랜드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들러 “희망이 있는 곳에 민족의 항로가 열린다”며 선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최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중이 서로 공을 들이면서 태도국이 전략적 요충지로 각광받고 있다. 태도국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강했지만 지난해 4월 중국이 호주 코앞에 있는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협정 초안에 따르면 중국 군함이 솔로몬제도의 섬들에 기착하거나, 필요하면 중국 군·경이 주둔하는 것을 허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2일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파푸아뉴기니를 찾는 건 지역의 세력 균형이 무너지는 걸 우려해서다. 양국은 안보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정부가 이달 29~30일 태도국의 정상급 인사들을 서울로 초청해 처음으로 ‘한·태도국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그동안 한반도 주변 4강에 치우쳤던 한국 외교가 새로운 영역으로 지평을 확대하는 것이다. 태평양 핵실험으로 피해를 봤던 태도국들은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오염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우리로선 2030년 부산 엑스포 개최를 위해 BIE(국제박람회기구) 회원인 태도국 10개국 표가 절실하다. 선진국 지위에 걸맞게 외교적 우군을 많이 확보해야 할 때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상큼 발랄'
  • 박보영 '상큼 발랄'
  • 고윤정 '매력적인 미모'
  •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올데이 프로젝트 애니 '눈부신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