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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아저씨 박순혁 “이차전지 2년 뒤 반도체 뛰어넘을 것…증권가 가치판단 잘못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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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5-16 10:57:40 수정 : 2023-05-16 13:21:30
대담=박희준 논설위원, 정리=안승진 기자, 영상=서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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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차전지주가 급등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인물이 있다. 바로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 일명 ‘배터리 아저씨’다. 대한투자신탁(현 하나증권) 연구원 출신인 박 이사는 최근 여의도 증권가와 날을 세우고 있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정확한 밸류에이션(가치) 판단을 하지 않고 기업금융(IB) 사업부의 매수·매도 전략에 따라 왜곡된 평가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증권사들은 지난달부터 에코 형제주의 투자 의견을 ‘매도’로 줄하향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박 이사는 자신의 배터리 홍보가 회사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전날 금양에 사의를 표명했다. 배터리 아저씨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박 이사는 2025년을 기점으로 이차전지 산업이 반도체 산업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세계일보와 만나 “2025년 무렵이 되면 배터리 시장의 규모가 삼성전자가 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2035년에는 국내 배터리 시장 규모가 5~10배 커질 것으로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차전지가 정확히 무엇인가.

 

“일차전지는 한번 쓰고 버리는 전지를 말하고 이차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최초형태는 납축전지고 니켈수소, 니켈카드뮴으로 가다가 일본기업 소니에서 리튬이온을 개발했고 현재 가솔린 자동차에도 리튬이온이 사용되고 있다.”

 

―국내 이차전지는 NCM(니켈·코발트·망간)이 우위라고 들었다.

 

“전지(電池)를 한자로 풀면 전기가 들어있는 연못이다. 전기에너지를 얼마나 한정된 공간에 담을 수 있는가가 기술력이고 에너지 밀도와 연결된다. 에너지 밀도가 높을수록 좋은 배터리라고 볼 수 있다. NCM은 그런 점에 있어서 강점을 가진다. NCM 중에 니켈의 함량을 높이면 하이니켈인데 그것의 우리나라 양극재 부문이 세계 톱 클라스다.”

 

―다른 나라보다 특히 앞서는 이유는?

 

“배터리는 경험산업이다. 옛날부터 시작해서 많은 시행착오 겪으면서 다시 기술이 쌓여 현재 기술에 도달한 것이다. 우리가 배터리 산업에 발을 담근 게 1995년이다. 28년 전이고 (최근 주목받는) 에코프로비엠이 양극재 산업 뛰어든 게 2004년, 그것도 20년 가까이 됐다. 중국은 2009년에 뛰어들었는데 경험치가 한국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특허기술만 해도 LG에너지솔루션이 2만4000개, 중국 CATL이 4000개로 기술 축적이 다르다.”

 


―중국에서 주력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경쟁력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여의도 이해관계 때문에 그렇다. 중국 이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어 마케팅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꽤 크다. 중국이 우위에 있다는 마케팅을 할 필요가 있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양극재 기술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어 한국도 LFP 배터리를 만들어 2025년에는 LFP로 매출이 나갈 거다. 똑같은 LFP도 우리가 만든 것이 기술적 우위가 있을 것이다. 에너지 밀도부문에 있어 LFP는 1g당 160mAh, NCM은 1g당 305mAh로 똑같은 무게에서 NCM이 94% 정도 많은 에너지를 실을 수 있다. 무게가 45% 정도 더 무거워진다는 건데 큰 차이다.”

 

―현대차는 중국 배터리를 쓴다고 하는데.

 

“중국 NCM 구형 모델을 쓰고 있다. 차도 구형차에 들어가는 것이다. 현대차는 전략적 미스가 있었던 게 빨리 한국의 배터리사와 조인트 벤처해서 배터리를 확보했어야했는데 현대차가 자존심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현대차는 50대 50이 아닌 51을 요구했다. SK와 LG가 안들어줘서 놓친 셈이다. 이미 이들 회사의 배터리는 양산 스케줄이 담겨있고 임자가 정해져 있다. 현대차는 뒤늦게 받으려하니 품질 좋은 거를 못 받고 중국에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전기차 산업에 가장 강력한 대체재인 수소차도 있다.

 

“수소차는 두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기술적 과제가 남아있는데 쓰다보면 닿는다. 액화 수소방향으로 장기적으로 가야하는데 수소는 액화하기가 어려워 기술개발을 더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가격이 비싸다. 현대 넥쏘의 생산원가가 1억이라고 한다. 2028년쯤에 전기차와 수소차가 경쟁관계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수소는 충전이 필요 없고 주유소처럼 넣으면 되니까 편리하다. 반면 수소차는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만들고 다시 전기분해를 해야 하는데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결국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선택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배터리도 여러 종류가 있다. 원통, 파우치, 각형은 무엇이 다른가.

 

“원통형은 시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전지 형태다. AA보다 조금 큰 형태라고 보면 된다. 작은 건전지를 갖고 차를 굴리면 개수가 많이 필요하지 않나. 그래서 테슬라에는 4300개가 들어간다. 철사로 감아서 들어가는 형태니 비효율적이다. 들어가는 건전지 개수를 줄이자고 나오는 것이 각형이다. 크기가 스팸캔 정도 되는데 건전지 개수가 700~800개선으로 확 줄어든다. 이후에 나온 게 파우치형인데 일종의 봉지에 음극재, 양극재 넣고 감싸는 거다. 무게와 부피를 줄일 수 있다. 현재는 파우치형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우수한 배터리 회사로 평가 받는데 그곳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다.”

 

―배터리 산업과 반도체 산업 전망에 대한 비교가 많이 나온다.

 

“2025년 무렵이 되면 배터리 시장 규모가 삼성전자가 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의 자리가 바뀔 수도 있다고 본다. 대략 2035년에는 배터리 시장 규모가 한 5~10배 정도로 클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포스코홀딩스, LG화학, 나노신소재 8개 종목을 추천하고 있는데 다 담을 수는 없지 않나.

 

“5개 이상 사라고 추천한다. 한 종목만 생각하고 있으면 그 종목이 심하게 급락할 경우에 못 견디고 팔게 된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보면 더 좋은 주식을 못가지고 있게 된다. 저 같은 경우도 7개 종목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 수익이 난 1억8000만원 중에서 1억5000만원은 에코프로다. 천천히 가려고 해야 오히려 더 빨리 간다.”

 

―에코프로가 올해 급등한 이유는 공매도 싸움 때문이었나?

 

“공매도 영향이 컸다. 에코프로가 10만원 초반에서 30만원대까지 갈 때 공매도 수량을 보면 많이 줄었다. 공매도가 청산되면서 오른 거라고 본다. 해외 홍콩에서 롱쇼트펀드를 많이 한다. 홍콩에 있는 롱쇼트펀드 운영하는 매니저들은 여의도에서 넘어간 한국인이 많다. 그쪽에서 심기일전해 이번에 15만원에서 30만원 터진 것을 공매도를 쳤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2월에 비해 에코프로나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금액이 2배 가까이 늘어나있다. 공매도가 많아지면서 주가를 누르다보니까 인위적으로 낮아졌고 여의도 연구원들이 매도 리포트를 내고 방송을 한 영향도 있었다.”

 

―에코프로나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있다.

 

“여의도 증권가의 논리인데 잘못됐다. 밸류에이션이라는 것은 과거 1940년대 벤자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증권분석부터 시작했다. 가치평가 기준이 다 확립돼있다. 그 틀에 대비하면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고평가됐다고 절대 얘기할 수가 없다. 5~10년치 실적을 당겨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증권가 연구원들이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본다. 저는 허위와 거짓을 폭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가 의도를 가지고 종목 보고서를 쓴다는 것인가.

 

“최근 여의도는 심각하게 타락했다. 이는 펀드시장의 변천하고 관계가 있다. 제가 대한투자신탁에서 보유재산팀 펀드매니저를 2000년대 초반에 했는데 2007~2008년까지 미래에셋이 주도하는 증시 펀드 붐이 있었다. 우량주식을 사서 장기간 보유하는 형태니 시장의 질이 좋았다. 2008년 글로벌 분산투자를 한다는 명목 하에 ‘인사이트 펀드’를 내놨는데 중국에 대거 투자해서 엄청난 손실을 입으면서 한국의 펀드시장이 와해가 됐다. 지금은 공모펀드 명맥이 사라지고 사모펀드가 여의도의 주인이 됐다. 사모펀드는 대체적으로 많이 활용하는 기법이 롱쇼트 전략이다. 과거에는 좋은 소식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하던 증권사 연구원들이 지금은 롱쇼트의 구미에 맞게 홍보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역할은 정확한 밸류에이션 분석을 통해 한정된 자금으로 제대로 투자를 집행하게끔 돈을 몰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자금을 분배하는 기능 자체가 많이 왜곡됐다. 이런 부분이 이차전지 산업에도 해를 끼치고 있다. 금융당국의 자정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SG증권발 하한가 사태에 대한 의견은?

 

“어디까지나 일반론이지만 대게 그런 작전을 할 때 거래량이 적은 종목들 같은 경우 대주주를 먼저 소개한다. 작전을 할때 대주주가 언제든 마음을 바꿔 지분을 팔면 작전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전에 교감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은 검찰이 조사해서 찾아내야 하는 부분이다.”

 

―공정공시 위반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이차전지 국가전략회의 발표자로 선정됐다가 취소되는 일이 있었다.

 

“산업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가 취소됐다. 아마 증권사의 입김이 들어간 것 같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박순혁과 금양을 사기꾼으로 몰아가면서 악성 루머를 퍼뜨리고 있는데 문제가 많다.”


대담=박희준 논설위원, 정리=안승진 기자, 영상=서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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