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행운의 홈런 나온 것같다”
‘두의지.’
프로야구 두산 팬들이 한때 팀을 떠났다가 돌아온 ‘안방마님’ 양의지(36·사진)를 위해 붙인 별명이다. 양의지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4+2년 총액 152억원에 계약, NC에서 친정팀 두산으로 4년 만에 복귀했다. ‘베테랑’ 포수로서 어린 투수들을 이끄는 특유의 안정감을 보인 그는 이번 시즌 타격은 기대에 못 미쳤다. 20홈런 이상을 8시즌이나 기록했던 그는 올해 개막 후 30경기 동안 홈런을 단 한 개만 퍼 올렸다. 부진하던 양의지의 ‘거포 본능’이 살아나고 있다. 양의지는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이승엽 감독 체제 첫 스윕승을 이끌었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와 홈 경기에서 8-4로 승리했다. KIA와 3연전에 모두 승리하며 시즌 첫 ‘스윕’을 달성한 두산은 5위(17승1무16패) 자리를 지켰다. 5연패의 늪에 빠진 KIA는 8위에 머물렀다.
8회에만 4점을 올리는 뒷심을 발휘한 두산의 중심에는 양의지가 있었다. 그는 5-4로 앞선 8회말 KIA 장현식의 시속 146㎞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이전 4번의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날리며 승기를 굳히는 결정적 한 방을 팬들 앞에서 선보인 것이다.
양의지는 전날 KIA전에서도 3-0으로 앞선 5회말 달아나는 투런포를 때렸다. 돌아온 안방 잠실에서 1674일 만의 홈런포를 기록한 그는 이날도 홈런을 터뜨리며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렸다. 경기 후 양의지는 “앞선 타석까지 타이밍이 좋지 않았는데 행운의 홈런이 나온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한편, 3위 LG는 이날 6위 삼성에 8-5로 역전승했고, 2위 롯데는 최하위 KT를 8-3으로 완파했다. 4위 NC는 8위 키움을 6-4로 꺾었고, 9위 한화와 1위 SSG의 경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3-3으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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