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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 추정 야생 사자, 가축 공격하다가 사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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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5-13 13:30:00 수정 : 2023-05-13 13: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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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 서식했던 '룬키토'
야생 사자 평균수명 13살 넘겨 19살 기록
보호단체 "먹이 부족 심각… 국가 나서야"

세계 최고령으로 추정되는 야생 숫사자가 민가에서 가축을 공격했다가 사람들에 의해 사살됐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아프리카 케냐 남부의 암보셀리 국립공원과 인접한 어느 마을에서 지난 10일 사람들이 민가에 침입한 야생 사자를 창으로 찔러 죽였다. 사자가 가축을 잡아먹는 등 주민들한테 해를 끼쳤기 때문이다. ‘룬키토’(Loonkiito)란 이름으로 불린 사자는 올해 19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최장수’ 사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야생 사자의 평균수명은 13살 정도다. 다만 야생이 아닌 사육 상태에서는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한다.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에 서식했던 야생 숫사자 ‘룬키토’. 야생 사자의 평균수명인 13살을 훌쩍 넘겨 19살까지 살았으나 최근 민가에서 가축을 잡아먹었다가 사람들에 의해 사살됐다. 야생동물 보호단체 ‘사자지킴이들’ SNS 캡처

케냐 야생동물 보호국의 한 관계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룬키토는 늙고 허약한 사자”라며 “국립공원 안에선 먹잇감을 찾기 어려우니 종종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들어가곤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룬키토가 케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자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무척 늙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야생 사자로는 드물게 평균수명을 훌쩍 넘겨 오래 산 룬키토의 죽음에 야생동물 보호단체인 ‘사자지킴이들’(Lion Guardians)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 단체는 “룬키토는 자연 생태계에서, 아마도 아프리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수컷 사자였다”며 “회복력과 공존의 상징인 룬키토의 죽음은 케냐 국민과 사자들 모두에게 슬픈 일”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국립공원 내 사자들이 먹잇감을 찾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결국 배고픔을 견디다 못한 사자들이 공원을 벗어나 민가의 가축을 공격하고, 인간은 그런 사자들을 사살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야생동물 보호론자들 사이에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인간과 야생동물 간 갈등이 한계점에 도달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활동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멸종 위기에 처한 사자 개체수를 보존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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