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체절명 위기에 빠진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김병수(53) 감독에게 희망을 내걸었다. ‘병수볼’을 창조했던 김 감독은 “먼저 위기에서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8일 경기도 화성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굉장히 어렵고 두려운 상황”이라며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급진적이기보다 조금씩 방향을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전통의 강호 수원은 올 시즌 수원은 2023시즌 1승2무8패(승점 5)로 최하위에 머물러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공수에서 모두 부진했다. 수원은 올 시즌 치른 11경기에서 9골을 넣은 데 그쳤지만 내준 점수는 18골에 달했다. 김 감독은 “공수균형이 깨진 건 사실”이라며 “희망을 말하기는 시기상조지만 선수들이 반드시 해낼 것이라는 믿음은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미드필더 출신으로 재능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부상으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보지도 못한 채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김 감독은 2008년 영남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춘계대학연맹전·추계대학연맹전·전국체육대회 등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7년에는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은 뒤 이듬해 강원FC 사령탑에 임명됐다. 김 감독은 공간에 집중하는 빠른 템포를 앞세워 ‘병수볼’이라고 불리는 축구로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김 감독은 수원에 ‘병수볼’을 억지로 주입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순 없고, 선수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데 억지로 강요하기도 어렵다”며 “비슷한 스타일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볼을 갖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이 훈련을 통해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며 “제가 노력해서 선수들이 즐거움을 갖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소개했다.
5일 관중석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지켜본 김 감독은 7일 선수들과 상견례를 마치고 간단한 회복 훈련을 함께했다. 수원은 10일 전북 현대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아직 전술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혜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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