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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며] 다중언어 교육환경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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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5-03 23:10:18 수정 : 2023-05-03 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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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준 외국인 주민의 비율이 4.1%에 달하는 등 한국은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추세에도 다문화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권이 다른 외국인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다.

“이제부터 모국어를 사용하지 말고 한국어로만 말해야 합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다문화 학생에게 한국어를 빨리 가르치려는 성급한 마음에서 이렇게 강요한다. 교실에는 다양한 나라,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다문화 학생들이 모여있다. 그러나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권 학생들은 소통이 되지 않아 거의 방치돼있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언어와 문화의 벽을 낮추기 위해 다른 언어와 표현을 사용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도 자신이 갖고있는 다양한 소통의 도구를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하며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주 배경 학생들이 교육 현장에서만큼은 자신의 언어적 정체성을 존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배정순 이중언어강사

다국적 학생들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며 소통하는 것은 그들뿐 아니라 교사와 다른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를 통해 모든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와 포용적 태도를 배울 수 있으며, 이러한 경험은 그들의 미래와 사회에 더 큰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자들은 다중언어 교육에 대한 인식을 갖추어야 한다. 다중언어(Mutilingualism)란 여러 종류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 또는 여러 종류의 언어가 공존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중언어, 다중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뇌는 언어처리와 관련된 영역 간의 시냅스 연결성이 증가되며 주의력 통제, 작업 기억력, 실행기능과 같은 인지적 능력도 향상된다.

언어와 문화에는 우열이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와 소통하려는 마음과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다. 다문화 학생들에게 모국어 사용을 포기하게 할 것이 아니라 모국어와 다른 언어를 섞어 사용할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소통은 표정, 제스처, 억양 등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학생들이 자신의 언어 레퍼토리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자들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문화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 및 방법론, 학습자 특성 등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다중언어 교육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 다중언어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지원하는 것은 교육자들과 정부의 책임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자들과 정부가 끊임없이 노력하고 협력해야 한다.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교육환경은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배정순 이중언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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