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로 하나 된' 한·미 강조한 듯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가 시작된 가운데 미군이 태권도 삼매경에 빠진 주한미군 장병들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하와이에 본부를 둔 미국 태평양육군(U.S. Army Pacific)은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한미군 장병들이 경기 동두천 캠프 케이시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사진을 게시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휘하의 태평양육군은 주한미군, 주일미군 등을 비롯해 이 지역에 주둔한 모든 미 육군 부대를 관할한다.

캠프 케이시는 1970년대부터 주한미군의 주축인 미 2사단이 쓰고 있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가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한 뒤로는 한강 북쪽에 있는 미군의 가장 큰 전투부대 주둔지로 꼽힌다. 주한미군 사령부, 유엔군사령부 등과 더불어 미 2사단 본부가 캠프 험프리스로 옮겨간 뒤에도 2사단 일부 병력은 여전히 캠프 케이시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태권도를 배운 장병들은 제94군사경찰대대 소속이다. 업무 성격상 범죄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또 용의자 등을 제압할 수 있는 호신술 습득이 꼭 꼭 필요한 이들이다. 태권도 지도자로 유명한 조영 사범이 직접 구령을 외치고 장병들의 품새 동작도 교정했다. 미군은 조 사범을 ‘마스터’(Master)라고 부르며 존경심을 표했다. 장병들이 조 사범의 지도 아래 5주의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노란띠(yellow belt)를 받게 된다고 미군은 설명했다.
태평양육군이 윤 대통령 방미에 맞춰 주한미군 장병들의 태권도 수업을 소개한 것은 태권도로 하나 되는 한·미동맹을 강조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태권도계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 장병들이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6·25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랫동안 주한미군 장병을 지도해 온 한 태권도 사범은 “태권도를 배우면 미국에 돌아가서도 열렬한 태권도 지지자가 된다”며 “태권도는 미군과 교감할 수 있는 우리 문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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