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중국을 ‘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으며, 미국 성인의 83%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20∼26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35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최근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3%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 중 44%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긍정적인 견해를 가진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젊은층보다 부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더 높았다. 18∼29세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75%였던 것에 비해 65세 이상은 91%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인들은 중국을 미국의 경쟁자, 적, 파트너 중 하나로 분류해 달라는 질문에 과반인 52%가 경쟁자라고 답했다. 경쟁자라고 답한 비율이 10%포인트 하락한 대신 중국을 적으로 바라보는 비율은 지난해 3월 조사(25%)보다 13%포인트 증가한 38%로 늘어났다. 중국을 미국의 파트너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6%였다.
응답자의 10명 중 8명은 중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29%는 전혀 기여하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전혀 기여하는 바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를 포함해 약 75% 가량은 중국이 다른 나라의 일에 간섭한다고 인식했다. 이런 응답률은 특히 대만을 호의적으로 보는 응답자 사이에서 높았다. 이에 따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의 긴장 관계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는 견해 역시 47%에 달했다.
중국의 대 러시아 관계에 대해서도 62%가 미국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던 지난해 3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미국인들은 또 양국 간의 무역과 경제 관계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더 많은 것을 얻고 있다고 봤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47%가 중국이 미국보다 미·중 무역관계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고 답했고, 23%는 똑같이 이익을 얻는다고 생각하고 7%는 미국이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고 생각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이같은 응답이 무역 전반에 대한 일반적인 것인지, 아니면 중국에 대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의 두 번째 무역 상대국인 캐나다와의 무역에 대한 비교 질문을 포함했다. 여기서는 48%가 미국과 캐나다가 동등하게 이익을 얻는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나왔으며, 캐나다가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4%에 불과했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인들 대부분은 미국과 중국이 협력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며 “지정학적으로나 특정 문제와 관련해 세계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광범위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제문제에서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믿는 미국인은 거의 없으며, 조사 대상의 절반은 시 주석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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