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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뜻 맞는 분들 함께”… 윤지선 페미니즘 신간 후원 100%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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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4-11 14:58:01 수정 : 2023-04-11 14:58:00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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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루 패소’ 등 지난 활동 담은 신간 크라우드 펀딩으로 5500만원 목표 초과 달성
출판사 설립에 대해선 “마녀사냥으로 한국서 활동 어려워…창작 수단과 기반 마련”
“보겸, 여혐 아닌 것 어느정도 수긍…다만 남초 커뮤니티 등서 여혐용어로 재생산”

일명 ‘보이루 논란’ 관련 논문 게재와 이후 유튜버 보겸(본명 김보겸)과 법적 공방 등 기록을 담게 될 윤지선 세종대 교수 신간 후원 모금액이 100%를 달성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올라온 윤 교수 에세이 ‘미래에 부친 편지 - 페미니즘 백래쉬에 맞서서’ 프로젝트는 11일 오전 10시 기준 후원자 1960명을 모아 목표 금액인 5500만원을 넘어섰다.

 

윤지선 교수 신간 ‘미래에 부친 편지 - 페미니즘 백래쉬에 맞서서’ 프로젝트 후원 페이지. 텀블벅 캡처

윤 교수는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신간 출판을 위해 주변인 몇 명과 함께 직접 출판사 ‘사유의 힘’을 설립하고, 몇 년 간 이 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이 책은 2021년 이후에 제가 겪었던 다양한 그런 고난들이나 그런 사태들에 대한 개인적 기록이다”라며 “또 철학자로서 한국사회에 분 여성주의 열풍 등을 어떻게 분석할 수 있는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사유의 힘’은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구 소재 출판사로 등록됐다. 

 

출판사 ‘사유의 힘’을 직접 설립한 목적에 대해 윤 교수는 “마녀사냥으로 낙인 찍혀 한국에서 논문을 싣기 어려운 상태여서 뜻이 맞는 분들과 소수로 함께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영어랑 불어로 해외 학술지만 투고가 되고 있어서 한국어로 활동이 어렵다”며 “한국어로 기록을 남길 것에 대한 고민, 창작 활동을 위한 수단과 기반을 위해 출판사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보이루 논란’ 내용은 책 말미에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윤 교수는 “보겸과의 민사소송에서 160개의 다양한 남초 사이트에서 이 보이루가 정말 여성 혐오적으로 쓰였다는 걸 증거로 제출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법적으로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겠다고 해서 항소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해당 소송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은 아니다”라며 “보겸이 해당 용어를 여성 혐오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교수가 2019년 투고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은 유튜버 보겸이 인사말로 사용한 ‘보이루’라는 표현이 여성 혐오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내용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보겸은 해당 표현이 자신의 이름인 보겸과 인사말 ‘하이루’의 합성어라며 윤 교수의 주장에 반박했고, 2021년 7월 윤 교수의 논문이 연구윤리 위반에 해당하고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윤 교수는 해당 소송에서 2심까지 패소, 지난달 상고를 취하해 5000만원 배상이 확정판결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모금이 민사소송 패소에 따른 5000만원 배상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후원금은 책을 만들었을 때 여러 가지 부대 비용들, 보겸과 소송 및 기타 다른 소송 비용, 지난 3년간 필요했던 비용 등에 사용될 것”이라며 “벌금을 보전하겠다기보다는 소송이 끝나고 난 뒤에 이걸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로서 책이 분명히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텀블벅 후원 페이지 프로젝트 예산에 인건비, 배송비, 발주비, 디자인 의뢰비, 수수료 등으로 모금액 사용처를 밝히고 있다.

 

윤 교수는 앞으로 활동에 대해 “뜻이 맞는 분들과 계속 같이하겠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사유의 힘이 저희 책만 출판하는 게 아니라 다른 학자분들을 위한 창구가 될 수 있게 할 것이고, 다양한 온라인 강의, 강연도 이어갈 것”이라며 “한국에서 활동이 어렵더라도 해외에서 해당 사안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고, 올해 초 미국에 있는 아시안 학회에서도 한국의 페미니즘 백래쉬를 다루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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