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임용 계급 비간부화 지적
“혜택 없으면 입학 이유 없어” 반발
경찰대 개혁 등 제도 개선 방향을 논하는 경찰제도발전위원회가 11일 10번째 회의를 개최한다. 경찰대 존폐와 경위 자동 임용 폐지 등 경찰대 개혁 방안을 두고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대가 과도한 특혜를 누린다고 보는 쪽에서는 공정성과 형평성 문제를 든다. 중간관리직이 적은 경찰 계급 특성상 순경에서 시작하는 이들은 경위가 되기까지 족히 10년은 걸리는데, 경찰대를 졸업했다고 바로 경위가 되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서울시 한 지구대 소속 경위 A씨는 “경찰대가 있는 나라도 많지 않고, 중국 북경 공안대학과 경찰대가 교류했을 때 얘기를 들어보면 졸업 후 경위로 임용된다는 사실에 공안대 쪽에서 놀랐을 정도”라며 “예전엔 경찰 발전을 위해 필요했다 해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기득권 유지를 위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찰대 출신의 임용 계급을 비간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건수 백석대 교수(경찰범죄수사학)는 “경위가 아닌 경사로 계급을 주는 등 일반대 출신과 어느 정도는 맞춰야 한다”며 “하루아침에 간부가 된다는 것이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다. 조직에 위화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경찰대를 없애기보다는 과학수사, 사이버 담당, 행정 전문, 보안 등 전문화 과정으로 운영하고 임관도 자격시험을 거쳐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경찰대 출신이라도 이에 대한 생각은 엇갈렸다. 졸업 후 2년간 기동대에 근무했다는 B씨는 “경찰대 교육을 받아본 결과 간부라는 보상까지 받기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느꼈다”며 “경찰대생이 의대나 로스쿨로 가는 등 유출이 심각한 걸 봐도 인재 수급 목적이 달성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경찰대 출신 20대 경찰은 “경위 임용이라는 혜택까지 사라진다면 뛰어난 학생이 경찰대에 올 이유가 없어진다”며 “그렇게 개혁될 바엔 폐지되는 게 낫다고 보는 경찰대 출신이 적지 않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