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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위기는 미디어업계 위기 … 환경 변화 따른 지원 필요”

입력 : 2023-04-10 01:00:00 수정 : 2023-04-10 11: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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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장
2021년 송출수수료 1조8000억원 지출
업계 전체 방송매출액의 60%에 해당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줄어들어

OTT 등장 등 디지털 환경 엄청난 변화
잠재고객 감소 속 채널 임대료 등 부담
큰 틀에서 상황 직시하고 해법 찾아야
사람들이 지상파 TV프로그램을 보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이 안 된다. 집에 TV가 없는 사람도 많아졌다. TV 채널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홈쇼핑사에는 잠재고객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런데 채널 임대료 등 비용 부담은 늘고 있다.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단순히 홈쇼핑사의 어려움으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이다. 홈쇼핑사가 채널을 빌리는 데 내는 송출수수료나 방송발전기금이 미디어산업에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지난 4일 만난 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장은 “홈쇼핑의 위기는 미디어업계의 위기”라며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전체 미디어·유통 산업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홈쇼핑 기업이 방송미디어산업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을 이해하고, 대안이 없는 지금 역할을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장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홈쇼핑과 미디어 산업의 상생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다음은 조 회장과의 일문일답.

―TV홈쇼핑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나.

“2021년 홈쇼핑 7개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가량 낮아졌다. 코로나19 발생 후 상승하던 매출이 주춤하는데, 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비용 중 가장 큰 것이 송출수수료다. 2021년 약 1조8000억원을 냈는데, 이는 홈쇼핑업계 전체 방송매출액의 60%에 해당한다. 100원을 팔면 60원을 임대료로 내는 셈이다.”

―어려워진 원인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TV를 안 본다. 비용을 내고 앞번호 채널을 빌리고 있는데 시청률이 내려가고 있다. 홈쇼핑은 TV 영향력 속에 존재하기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나름대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좋은 상품을 찾는 것이 기본이다. K컬처를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 확보 등 고민도 한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메타버스나 AI(인공지능) 쇼호스트 등이 예다. 그러나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게 쉽지 않다. 방송을 기반으로 하는 홈쇼핑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특단의 왕도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지원이 필요한가.

“TV홈쇼핑은 방송 관련 심의·규제와 유통 관련된 규제를 다 받고 있다. 사안에 따라 다른 규제가 적용돼 곤란할 때가 있다. 업계에서는 규제가 일원화됐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한다.”

―홈쇼핑의 위기는 미디어업계의 위기라고 했다. 의미는.

“홈쇼핑사들이 내는 송출수수료는 케이블TV, 인터넷TV(IPTV) 재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홈쇼핑이 철수해 송출수수료가 사라지면 그 비용을 댈 다른 대안이 아직 없다. 수수료가 높은 채널에서 빠지는 것을 검토한 회사도 있었으나 이런 이유로 방송사와의 협의 과정에서 그러지 못했다.”

―지난해 송출수수료 관련 갈등이 불거졌고, 3월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나.

“수면 아래 있던 문제가 드러나 해소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동안 정부는 사기업 간의 계약 관계라는 입장으로 개입하지 않았으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정성적인 부분이 줄고 정량적 기준으로 수수료를 산정하도록 개선했다. 올해 논의에 어떻게 반영될지 지켜볼 것이다. 협의가 안 됐을 때 가동되도록 한 대가검증협의체도 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케이블TV 업계에선 홈쇼핑업체가 임의로 수수료를 깎는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IPTV 가입자가 케이블TV 가입자를 추월하면서 조정을 했다. 재작년에는 그래도 작은 폭이나마 수수료를 올렸으나 이익을 내지 못하니 홈쇼핑도 힘들어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홈쇼핑만의 문제는 아니다. 케이블TV의 하락,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등장 등 미디어 환경 자체가 엄청나게 변했다. 큰 틀에서 현 상황을 직시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홈쇼핑은 품질 좋은 상품을 가성비 있게 소비자에 전달하고, 중소기업의 성장에 기여했다. 한국 유통의 건강한 축을 구축했다. TV홈쇼핑이 하는 역할과 책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상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쇼호스트 논란이 발생했다. 재발 방지 대책은.

“생방송이다 보니 생각지 못한 일이 발생하곤 한다. 다만, 잘못은 잘못으로, 실수는 실수로 판단해야 한다. 업계가 굉장히 신경 쓰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각 회사에서 사전·사후 심의를 하고, 교육도 한다. 한 회사는 심의 담당 직원만 30명이 넘는다. 협회 차원에서 교육도 한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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