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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1품 벼슬까지 올라… 조선 시대 장애인의 삶은?

입력 : 2023-04-06 01:00:00 수정 : 2023-04-05 16: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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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은 5일 장애인 차별 금지의 날(4월20일)을 앞두고 ‘조선 시대 장애인 이야기’을 주제로 한 스토리테마파트 웹진 4월호를 공개했다. 조선 시대의 장애인을 위한 복지 정책과 장애에 대한 생각이 현대의 편견적 인식과는 어떻게 다른지 소개한다. 

기산 김준근의 ’판수경닉는모양’ 속 시각장애인인 판수가 북과 징을 두드리며 독경하는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장애를 딛고 정1품 오르다 

 

정창권 고려대 교수는 ‘조선 시대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처우를 소개한다.

 

조선 시대에는 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이 활발했다. 지금의 활동 보조인인 ‘시정(侍丁)’을 제공하고, 쌀과 고기 같은 생필품을 하사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동서활인원과 제생원 같은 구휼 기관을 설치해 위기에 처한 장애인을 돕기도 했다.

 

양반층은 장애가 있어도 과거시험을 통해 종9품에서 정1품까지 올라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 장애가 있는 정승만 해도 최소 7명이다. 세종대 좌의정을 지낸 허조는 척추장애인, 중종대 우의정을 지낸 권균은 뇌전증, 선조~광해군대의 우의정과 좌의정을 지낸 심희수는 지체장애인이었다.

 

◆일제 강점기부터 장애 편견 심화

 

서은 작가는 오희문(1539~1613년)의 ‘쇄미록’ 중 오희문이 맹인 점술가 김자순을 만난 날 이야기를 소설로 각색했다. 점술에는 회의적이던 오희문이 병석이 길어지자 맹인 점술가 김자순을 방으로 들인다. 오희문은 김자순에게 많은 이야기를 털어 놓는데, 경청하던 김자순은 “임진년에 큰 횡액이 있으나 이것을 지나면 70살이 넘도록 사십니다. 아침마다 동네를 한 바퀴 걸으십시오. 걸음이 대감님을 살립니다”라고 처방하기도 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 인식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시기는 일제 강점기라고 한다. 당시 장애인을 격리시켰고, 사회적 인식도 부정적으로 바뀌어 장애인은 놀림과 학대, 배제의 대상이 돼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맹인점술가가 독경하는 모습.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아카이브 제공

◆장애인 에피소드, 생생한 기록으로

 

웹진에서는 조선 시대 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선인의 이야기 무대와 만나다’에서는 심청전 속 심봉사가 심학규란 이름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살 수 있었던 인물임에도 현대극의 편견으로 인해 수동적인 심봉사만으로 남았다고 지적한다.

 

‘가야금 줄의 비밀’에서는 관현맹인을 몰래 해친 자를 추적한다. 산비는 사건 해결과 동시에 맹인에 대한 편견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성찰하기도 한다. ‘나무판에 새긴 이름, 편액’은 강찬(1647~1729년)의 자기성찰의 의지를 표한 ‘나의 허물을 살피고 고치며, 성건재’를 담았다.


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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