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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하면 일 안해도 매주 45만원 준다"…'예술인 기본소득' 실험나선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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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27 18:03:00 수정 : 2023-03-27 1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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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약 2천만원 지급…"복지정책의 일환" vs "무노동자에 공짜돈 주는 것"
게티이미지뱅크

 

아일랜드 정부가 예술가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매주 325유로(약 45만5천원)를 생활비로 지원하는 '예술인 기본소득' 실험에 나섰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아일랜드 정부가 착수한 예술인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음악·문학·영화·서커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9천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지원을 했다고 보도했다.

 

지원자들은 문화 노동자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했다. 이중 자격이 인정된 8천 200여 명 중 다시 무작위로 2천명을 뽑아 최종 선발을 마쳤다. 아일랜드 정부는 선정에 작품의 질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종 선발된 이들은 앞으로 연간 1만6천900유로(2천364만2천원)에 달하는 돈을 향후 3년 동안 아무런 조건 없이 받게 된다.

 

해당 시범 사업은 별도의 구직활동 없이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운영 취지를 가진다.

 

캐서린 마틴 아일랜드 관광문화예술부 장관은 지난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이 정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밝혔다.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버스커' 출신인 마틴 장관은 "끼니 걱정은 예술가들의 창의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 정책은 그들에게 활동의 공간을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본소득' 수혜자 선정된 사진작가 마크 맥기네스가 지쳐 쉬는 모습.
마크 맥기네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아일랜드의 시나리오 작가 리디아 멀비(47)는 시범사업 대상으로 뽑힌 후 기존의 일을 그만두고 프로그램 각본을 쓰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3년은 짧은 시간"이라며 수혜 기간 제대로 자리를 잡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작가 마크 맥기네스(31)도 돈을 벌기 위한 상업적 사진 촬영에 들이던 노력을 줄인 대신 일주일에 두 번씩 전시회에 낼 작품 활동을 할 여유가 생겼다며 기본소득 지급에 만족을 표했다.

 

뉴욕타임스는 핀란드, 독일,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에서의 초기 기본소득 실험에서는 직업을 가리지 않고 지원이 이뤄졌지만, 점차 문화 부문 종사자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는 예술가 2천400명에게 월 1천달러(130만원)씩 지급하는 민간 프로그램이 시작됐고,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예술가를 위한 보장소득 (Guaranteed Income)’ 시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에 해당 실험과 관련한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소득 보장이 다른 어떤 복지정책보다 나을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반대론자들은 일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공짜 돈을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아일랜드 정부는 기본소득 지급 대상 2천명과 별도로 아무런 금전 지원이 없는 대조군 1천명을 설정, 향후 생계와 예술활동에 어떤 차이가 벌어지는지 비교 분석해보겠다는 계획이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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