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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복제한 디지털 클론'…日, 개성 구현한 AI 제품 인기

입력 : 2023-03-27 11:31:23 수정 : 2023-03-27 11: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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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말하는 방식을 익히게 해서 나랑 닮은 로봇을 만들고 싶다.’

 

공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인공지능(AI)의 발달에 따라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바람이다. 일본에서 이런 기능을 구현한 상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디지털 클론(복제인간)을 만드는 기업 오르츠에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자신의 AI 클론을 만들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험, 읽은 책, 각종 정보 등을 바탕으로 자신의 사고 방식을 AI에게 익히게 하고 언제라도 원할 때 꺼내 활용하는 것이다. 가령 손자가 특정한 아이디어에 대해 할아버지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지면 AI가 할아버지의 사고 방식에 따라 대답을 해주는 것이다. 물론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문에 “클론을 통해 본인이 살아난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해 부모의 목소리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난감은 좋은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일본 장난감 대상을 받았다. 완구회사 다카라토미가 개발해 판매 중인 ‘코에모’는 약 15분 분량의 부모 음성을 분석해 음색, 말하는 방식 등을 구현해 아이에게 옛날 이야기, 동화책을 읽어 준다. 다카라토미 관계자는 “아이에게 말을 거는 것 같은 밝은 목소리로 녹음하는 것이 포인트”라며 “자신의 음성이기 때문에 유튜브 등에서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것과 비교하면 아이들이 빨리 잠든다는 등의 고객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런 상품을 특정한 누군가를 상정한다는 점에서 ‘챗(chat)GPT’의 “개인용 버전 이미지”라고 평가했다. 오르츠 관계자는 “지혜가 풍부한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 자체로 가치가 큰 데 세상을 떠나고 끝이라고 하면 아쉽다. 전인류가 한 개씩 가져야 할 기술”이라며 “개성이 있는 AI를 개발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기술을 악용하는 사례가 이미 발생하고 있다. 영국의 한 에너지 회사는 독일 자회사 CEO로부터 2000만엔을 송금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나중에 확인한 결과 AI로 음성을 조작한 것이었다. 지난해 9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이 치뤄질 즈음엔 아베 전 총리와 비슷한 음성으로 “천국에서 여러분의 활약과 우리나라(일본)의 발전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하는 영상이 나돌기도 했다. 신문은 “최근 수년간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등 정치인들의 AI가 등장했다”며 “정치가의 발언이나 정책결정이 본인의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무서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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