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때 터미널서 실종… 독일로 입양
성인돼 한국까지 왔지만 못 만나
2022년 친모 유전자 등록하며 상봉
4살 때 국내에서 실종돼 독일로 입양됐던 남성이 현지에서 유전자를 채취해 42년 만에 가족을 찾았다. 정부가 시행하는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 제도로 이루어진 세 번째 상봉이다.

16일 경찰청·외교부·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수십년 떨어져 살아 온 A씨(46)와 친모 B씨(67) 등 가족들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시행 중인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를 통해 이날 극적으로 상봉했다. 2020년 시작된 이 제도는 14개국 재외공관 34곳에서 입양인 유전자를 채취·분석해 헤어진 가족을 찾아주고 있다.
아들 A씨는 1981년 1월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실종된 이후 독일로 입양됐다. 2009년 성인이 되어 귀국한 A씨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수원서부경찰서를 방문해 유전자를 채취했지만, 일치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다 친모 B씨가 2022년 6월 경기 여주경찰서에서 “헤어진 아들을 찾고 싶다”며 유전자를 채취하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두 사람의 유전자 간 친자관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을 내놨다. 이후 정확한 확인을 위해 두 사람의 유전자를 재채취한 2차 정밀 분석이 이뤄졌다. 국립과학수사원 감정 결과, 지난 1월 A씨가 B씨의 친자임이 최종 확인됐다.
A씨는 “친가족과 재회하게 된 것은 큰 축복이다. 마침내 나의 과거와 뿌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도와주신 경찰, 대사관, 입양인지원센터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B씨도 “둘째 아들을 찾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는데, 유전자 등록 덕분에 결국 아들을 찾을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