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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환종축장 국가산단 지정… 천안시, 28년만에 염원 이뤘다

입력 : 2023-03-15 15:49:58 수정 : 2023-03-16 10: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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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에 마침내 67만 충남 천안시민들의 여망이 이뤄졌다.

 

천안과 수도권의 길목에 위치해 천안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됐던 성환종축장이 대한민국의 미래먹거리를 생산하는 첨단 국가산업기지로 개발된다. 천안시는 전남 함평으로 이전하는 성환읍 신방리 일원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성환종축장)부지가 반도체 미래모빌리티 신규 국가산업단지로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성환종축장 국가산단 지정에 얼싸안고 기뻐하는 박상돈(오른쪽)천안시장과 정재택 성환종축장이전개발범시민추진위원장. 김정모 기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천안을 포함해 전국 15개곳에 신규 국가산단 조성 등 첨단산업벨트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삼성전자 평택 고덕단지와 대한민국 성장엔진 기대

 

천안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국가산업단지는 충남 천안 성환읍 일원과 경기 평택 팽성읍 일원에 위치한다. 면적은 416만 9000㎡(126만평 천안 401만㎡ 2000, 평택 15만 7000㎡)로 중점산업은 반도체(미래모빌리티)산업이다. 전체 면적 가운데 72.1%(300만 4000㎡)는 산업시설이다. 공공시설은 24.9%(104만㎡), 지원시설은 3%(12만 5000㎡)다. 첨단산업육성을 위한 대기업 유치 및 인근 뉴타운 개발이 목적으로 2028년까지 기반조성공사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액 국비로 조성하는 기반조성공사비는 1조 6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안종축장 전경. 천안시 제공

천안시는 6개 지방산업단지와 21개 일반산업단지 등 27개 산업단지가 있지만 국가산단 지정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지정한 천안 국가산단은 삼성전자가 2030년말 반도체 공장 가동을 목표로 추진중인 평택 고덕지구 280만㎡(85만평)보다도 훨씬 크다. 천안 국가산단은 삼성전자 평택 고덕지구와 연접해 있어 관련 산업간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천안과 평택이 대한민국 최대의 성장엔진을 탑재한 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시민들 환호, 천안시 국가산단 조기 완성 행정력 집중

 

성환종축장 국가산단지정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환호했다. 시민들과 각종 사회단체는 시내 곳곳에 국가산단 지정 플래카드를 걸고 지역발전에 대한 큰 기대를 나타냈다.

 

충남도와 천안시는 성환 종축장 이전이 2027년으로 예정되어 있으나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고 인허가 절차 등을 사전에 완료해 국가산단 기반조성공사가 2028년까지 완료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국가산단지정이 확정 발표되자 TV 생중계를 지켜보던 박상돈(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천안시장과 시민들이 환호했다. 김정모 기자

성환종축장은 일제강점기인 1915년 전쟁용 말을 생산하기 위해 조성된 목장이라는 흑역사를 지닌 곳이다. 해방후 지금까지 국립축산원이 직접 관리하며 젖소·돼지·닭·오리 등 종축자원을 개량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 왔지난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시설이다는 시민들의 원망을 받아 왔다.

 

천안시와 시민들은 1995년 성환종축장이전개발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한 후 23년만인 2018년 종축장 이전 결정을 이끌어 낸데 이어 28년만에 국가산업단지 지정이라는 염원을 이뤘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국가산단 지정 발표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의 중심부에 조성되는 첨단국가산업단지는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혁신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천안시민 모두의 염원을 담아 대한민국 미래산업 메가트렌드 ‘천안 미래모빌리티 국가산업단지’가 조기에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박상돈(오른쪽)천안시장이 지난해 8월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을 찾아가 천안 국가산단지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천안시 제공

정재택 성환종축장이전개발범시민추진위원장은 “100년 넘게 자리하면서 지역발전을 가로막아 왔던 광활한 성환종축장이 마침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됐다니 꿈만 같다”고 말했다.

 

◆김태흠 도지사, 박상돈 시장 정치력 행사 영향 컸다

 

이번 국가산단지정에는 힘쎈 충남을 표방한 김태흠 충남지사와 박상돈 천안시장의 정부와 여당을 향한 정치력 행사 영향이 컸다.

 

정부의 신규 국가산단 지정이 임박한 지난달 9일 김 지사와 박 시장은 정부 서울청사와 세종청사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잇달아 찾아가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와 박 시장은 성환종축장을 국가산단으로 지정하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이 땅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의한 산업단지와 아파트 혼합 개발방식으로 활용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김태흠(오른쪽)충남지사와 박상돈(왼쪽)천안시장이 지난달 9일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찾아가 천안 국가산단지정 지원을 요청했다. 천안시 제공

이날 충남도지사와 천안시장이 추 부총리와 원 장관을 차례로 찾아간 것은 천안종축장이 기획재정부 소유이기 때문이다. 당시만해도 국토부는 기재부 땅인 성환종축장을 국가산단으로 지정해 달라는 충남도와 천안시의 공모신청에 미온적이었다. 국토부가 기재부 동의나 적극적인 의사 표시 없이 충남도와 천안시의 뜻 만으로 기재부 땅을 산업단지로 지정하기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기재부는 정부 예산편성에서 막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중앙 부처들이 모두 눈치를 살피는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김 지사와 박 시장은 추 부총리에게 “기재부가 직접 국토부에 부지 활용방안으로 국가산업단지 개발사업을 건의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특히 김 지사는 성환종축장 국가산단지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공약이라며 두 장관을 압박하고 정부여당에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충남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강하게 어필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시에 내걸린 성환종축장 이전부지 국가산업단지 선정 축하 현수막. 독자 제공

김 지사는 앞선 지난해 10월 기재부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성환종축장이 LH의 땅 장사가 되는 방식으로 개발되서는 안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성환종축장 이전에서 국가산단 지정까지

 

-공식 명칭: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1915:일제 강점기 전쟁용 종마(種馬)개량 목적 목장으로 설립

 

-1945∼현재:젖소, 돼지, 닭, 오리 등 종축자원 관리 국가시설

 

-1995. 9:천안시민들 종축장이전추진위 구성, 이전 시민운동 시작

 

-2017. 3:제19대 대통령선거 천안종축장 이전 대선공약화 추진

 

-2017. 4:종축장 이전 문재인대통령 공약사업 반영

 

-2017. 7:국립축산원 성환 종축장 이전검토용역 착수 

 

-2018. 11:시민운동 시작 23년 전남 함평 이전 결정

 

-2019. 1:천안종축장 이전부지 활용 기본구상 용역(충남도)

 

-2019. 4:위탁개발사업 계획수립용역(기재부→LH)

 

-2022. 1∼4:국가산단지정 윤석열 대통령, 김태흠 도지사, 박상돈 천안시장 공약 반영 

 

-2022. 5:종축장부지 첨단국가산단 지정 연구용역 발주(천안시)

 

-2022.8:박상돈 시장 원희룡 국토부장관 면담 국가산단지정요청

 

-2022. 10:김태흠 지사 윤석열 대통령 면담 대기업유치 희망 의견 제시

 

-2022. 10:충남도·천안시, 국가산단 후보지 제안서 국토부 제출

 

-2022. 11:국가산단 지정 및 대기업유치 범시민결의대회(이전추진위)

 

-2022. 11:신규국가산업단지 후보지 현장평가

 

-2022. 12:종축장 이전부지 신규 국가산단지 조성 정책세미나 개최(천안시)

 

-2023. 2:김태흠·박상돈, 추경호·원희룡 장관 찾아가 국가산단 지정 요청

 

-2023. 3:신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최종평가(국토부) 

 

-2023. 3.15:국토부 성환종축장 부지 신규 국가산단 지정 발표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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