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민의힘 도지사들, 모두 친일파 자처하나…도무지 이해 안 돼”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지사가 “과거에 발목 잡혀선 안 된다”라며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배상안에 공감을 표하자 더불어민주당은 14일 “국민의힘 도지사들은 모두 친일파를 자처하는 것이냐”라고 강력 질타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논평에서 “‘친일파가 되련다’라고 선언한 김영환 충북지사의 뒤를 이으려는 것인가”라고 김 지사에게 반문하며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가운데)이 지난 10일 경기 성남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이재명 대표의 전모씨 유족 조문과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씨는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 수사에 억울함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남=뉴스1

한 대변인은 “가해자인 일본이 아니라 피해자인 한국에 책임을 지우려는 것이 제3자 배상안”이라고 설명하며 “이런 굴욕적인 배상안을 국민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 “일제강점기 당시 강원도 본적 출신으로 강제징용(동원)된 피해자만 2만1946명”이라고 강조하며 “김 지사는 이 숫자의 의미를 알기는 하는가”라고 했다.

한 대변인은 “과거사의 가해자인 일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한국과 일본의 발전적 미래 관계를 가로막는 행위인가”라며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은 왜 이토록 피해자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한 대변인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가해자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맺을 수는 없다”라며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과 없는 일방적 화해는 미래를 위한 단추를 잘못 채우는 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의 입에서 나와야 할 말은 친일 궤변이 아니라, 우리 채권시장을 망가뜨린 ‘레고랜드 사태’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라고 했다.

김 지사는 전날 강원도청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일본 강제징용(동원) 배상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고뇌 어린 결단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전향적으로 나아가는 방향에 공감하고 동의한다”라고 했다. 또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되지만, 과거에 발목 잡혀서도 안 된다”라며 “일본 측은 과거사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다음 세대에 교육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배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