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제주도는 14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각계각층 도민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025 APEC 정상회의 제주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발족식을 열었다.

2005년 APEC 정상회의 유치 경쟁에서 부산에 고배를 마신 제주는 일찍이 설욕전에 나섰다. 제주는 이미 지난 2020년 9월 제주관광공사, 제주컨벤션뷰로 등이 참여하는 제주유치추진준비단을 구성했고 2021년 4월 조직을 확대했다.
이날 발족한 추진위는 양문석 제주상공회의소 회장, 조형섭 ㈜제주반도체 대표이사, 김창희 재외제주도민회 총연합회장 등 3명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국회와 도의회, 공공기관, 기업, 경제, 문화, 관광, 체육, 언론,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위원 1000여 명으로 구성됐다.
추진위는 오영훈 지사와 김경학 도의회 의장을 특별위원장으로 선임해 민간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오 지사는 2025 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 당위성을 강조했다.
오 지사는 인사말에서 “APEC의 목표는 무역과 투자, 혁신과 디지털 경제, 포용적·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제주가 추구하는 가치·목표와 다르지 않다”며 “이를 위해 △제주형 도심항공교통(UAM) △에너지 대전환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 구축 △우주산업 △상장기업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지사는 “단순히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아픔을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제주의 모습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며 “APEC 정상회의 유치를 통해 제주가 아시아·태평양의 선도 지역으로 발돋움하는 걸음이 더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위원장인 양문석 제주상공회의소 회장은 “APEC 유치에 각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뜨겁다. 제주는 더욱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동북아시아의 중심 역할을 다하는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서 도민 역량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 꿈을 실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추진위원들은 결의문에서 “제주는 다양한 국제회의 개최 경험과 인프라, 보안, 경호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행정과 공공기관, 기업, 시민단체 등 도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오는 2025년 제32차 APEC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가 확정된 가운데 전국 지자체 간 유치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개최 장소는 이르면 올해 안에 결정될 예정이다.
APEC은 아시아·태평양 21개국의 경제적 결합을 위해 만든 국제기구다.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성장과 번영을 목표로 한 21개국 정상들의 협의체다. 우리나라는 APEC 정상회의를 1991년 서울, 2005년 부산에서 두 차례 개최했고 이번이 세 번째다. 도시 이미지를 알리는 동시에 지역 경제유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APEC 정상회의 유치전에는 현재까지 제주와 경주, 인천, 서울, 부산 등 5개 지자체가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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