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차범근(70) 전 감독은 ‘차붐’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뛰어난 공격수였다. 차 전 감독은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두 차례 팀을 정상에 올려놓을 정도로 맹활약했다. 차 전 감독은 분데스리가에서 308경기 동안 98골을 기록했다. 이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선수가 유럽 단일리그에서 기록한 가장 많은 골이었다. 차 전 감독이 독일 프로축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이유다.

영원할 것 같았던 AFC 소속 선수 단일리그 최다득점 기록을 손흥민(31)이 뛰어넘었다.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간) 영국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노팅엄 포리스트와 EPL 홈경기에서 후반 17분 쐐기골을 터트리며 팀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손흥민은 히샤를리송(26)이 올린 크로스를 오른쪽 측면에서 받았다. 이미 수비 둘이 손흥민 앞에 서 있었지만, 손흥민은 드리블하는 척 공간을 만들더니 수비 사이로 공을 낮게 깔아 찼다. 이 공은 키퍼 손을 피해 골문 왼쪽으로 굴러 노엄 골망을 흔들었다.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지난달 20일 웨스트햄전 이후 3경기 만에 리그 6호 골을 가동하게 됐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손흥민이 나란히 2골씩을 넣은 것을 포함하면 올 시즌 공식전 10번째 득점이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2016~2017시즌부터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 골로 손흥민은 EPL 통산 99번째 득점을 기록하게 되면서 분데스리가에서 98골을 넣은 차 전 감독의 AFC 소속 선수 단일리그 최다득점 기록까지 넘어서게 됐다. 손흥민이 올 시즌 공식전에서 한 골을 추가하게 된다면 아시아 선수 최초로 단일리그 100골 고지를 밟게 된다. 역대 EPL에서 통산 100골을 기록한 선수는 모두 33명에 불과하다. 가시권에 있는 선수는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104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103골) 같은 전설적인 선수다. 손흥민은 EPL 역대 득점순위 34위에 올라있다. EPL 최다득점자는 앨런 시어러(잉글랜드)가 441경기에서 기록한 260골이다.
손흥민 활약에 웃은 토트넘은 승점 48(15승3무9패)로 리그 4위 자리를 지켰고,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승점 1차로 추격했다. 맨유는 토트넘보다 두 경기를 덜 치러 15승4무6패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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