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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숨진 이재명 측근…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입력 : 2023-03-10 18:26:03 수정 : 2023-03-10 18: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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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더는 희생 없어야” 유서 남겨

‘성남FC 의혹’ 피의자 조사 받아
“검찰 수사 억울” 심적고통 토로
이재명 “檢 과도한 압박수사탓”

9일 숨진 채 발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64)씨가 유서에서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고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등이 연루된 여러 의혹 사건의 5번째 사망자인 전씨는 “더는 희생은 없어야 한다”며 억울한 심정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언론을 통해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의 모친상에 조문을 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으로 거론된 바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또다시 정면돌파를 택했다.

침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10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10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사망한 전씨는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의 사퇴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말 퇴직했다. 이후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한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전씨의 유족은 경찰 조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선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전씨는 유서 첫 장에 이 대표를 향한 심경을, 나머지 다섯 장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과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에는 “(이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는 희생자는 없어야지요” 등의 표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당시 행정기획국장이어서 권한도 없었는데, 피의자로 입건됐다”,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며 심적 고통을 묘사한 말들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이 유서 공개를 강하게 거부해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전씨가 사망함에 따라 전씨의 성남FC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의 구속영장에는 전씨가 성남시 행정기획국장 시절인 2014~2015년 네이버 관계자를 수차례 만나 40억원을 성남FC에 지원하도록 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10일 오후 전씨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시의료원의 모습. 뉴스1

전씨는 1978년 공직에 입문해 40년 넘게 근무한 공무원 출신이다.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2013년 비서실장에 발탁돼 이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수정구청장, 시 행정기획국장 등으로 일한 뒤 민선 7기 경기도에선 이 대표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2019년 GH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퇴직 때까지 사장 직무대행으로 일했다. 이 대표의 자택 옆집 ‘GH 합숙소 의혹’ 사건으로 한때 이름이 거론됐으나 직접 조사를 받은 적은 없다.

이 대표는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며 “(전씨는) 검찰의 압박수사에 매우 힘들어했다. 검찰 특수부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이 왜 자꾸 극단적 선택을 하겠느냐”며 검찰을 비난했다. 이어 “이게 이재명 때문이냐. 수사당하는 게 제 잘못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여당은 이 대표 책임론을 주장하며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많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성남=오상도 기자, 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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