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보고 자른다”·“그냥 기른다”·“바리깡 샀다”

성별과 관계없이 커트 비용을 모두 같게 책정한 미용실을 찾는 이들이 20∼30대를 중심으로 꾸준하다. 이러한 미용실이 드물어 ‘그냥 내가 자른다’는 이들도 등장했다.
같은 서비스·상품이라도 남성용보다 여성용 가격을 더 비싸게 책정하는 것을 ‘핑크 택스(Pink Tax)’라고 한다. 미용실 커트 비용은 그간 핑크 택스의 대표적 예로 꼽혀왔다.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여성의 커트 1회 평균 가격은 2만1308원으로, 남성 1만1692원에 비해 약 1.82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핑크 택스 없는 미용실을 찾아 소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도 몇년 전 등장해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계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에 따라 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미용실에 대한 제보도 받고 있다.

핑크 택스 없는 미용실이 드물어 스스로 자르거나 그냥 기른다는 여성들도 나타나고 있다.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미용실 핑크 택스’ 관련 기사가 공유되자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한 누리꾼은 “숏컷 똑같은 곳, 똑같은 디자이너, 똑같은 머리 스타일인데도 내가 여자여서 돈을 더 받더니, 갑자기 여자는 머리 감겨주는 것도 돈 받는다 하더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도 “동생이랑 머리 길이 같을 때 현타(현실자각타임) 왔잖아”라며 “커트, 펌 다 내가 더 훨 비싸더라”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숏컷인데 커트하려고 전화로 가격 문의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여자가 더 비싸더라고. 그래서 남자 머리처럼 짧은 머리인데 남자랑 똑같은 가격에 안 되냐 했더니 그냥 안 된대”라고 전했다.
핑크 택스가 납득 안 돼 그냥 기른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난 그래서 미용실 가기 싫은 마음에 짧은 단발에서 허리까지 오는 긴머리 될 때까지 기르고나서야 자르러 가곤 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머리를 자른다는 내용의 댓글도 줄을 이었다.
“유튜브 셀프컷 보고 자른다”, “미용가위 사면 돈도 안 들고 좋다. 레이어드컷도 가능”, “자르기 쉽도록 길러서 자른다”, “같은 숏컷인데 억울해서 바리깡 샀다”, “강아지 미용가위로 자른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10일 ‘생방송 오늘아침’에 따르면, 성별에 따라 가격을 달리 책정한 미용실 측은 가격 차를 두는 이유로 “원래 하던대로라서”, “똑같은 커트라도 여성은 드라이, 샴푸가 들어가기 때문”이라 이유를 댔다.
반면 성별과 관계없이 가격을 책정한 미용실 원장은 “여자도 숏컷을 많이 하기에 남자 머리와 길이도 비슷하고 들어가는 시간과 노동력이 별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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