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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경찰학교 학폭’ 폭로… 진상조사 나선다

입력 : 2023-03-08 18:47:46 수정 : 2023-03-08 18:47:46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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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통해 가해자 처벌 결정
현직경찰관이 수사 될 수도
“임용 전 발생… 징계 못할 듯”

예비 경찰을 교육하는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생 사이에 집단괴롭힘이 발생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올라와 논란이 일자 경찰이 감찰에 나섰다. 이미 현직이 된 경찰관이 연루된 과거 사례로도 진상 조사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8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경찰관 지망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폭로 글이 계속 올라왔고, 중앙경찰학교와 경찰청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게시된 모든 글에 대해 조사 중이며, 사실로 밝혀지면 교칙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재학생의 경우 중앙경찰학교가 조사하지만, 졸업생의 과거 피해 사례가 접수된다면 경찰청에서 담당하게 된다.

시작은 지난 3일 자신을 312기 교육생이라고 밝힌 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동급생들로부터 집단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린 것이었다. 이 교육생은 “학급 인원 다 듣는 강의실에서 조리돌림하고, 물인지 음료수인지 액체를 목에 뿌려서 옷이 다 젖게 했다”며 “어머니가 잘 지내냐고 물어보시는데, 눈물만 뚝뚝 흘렸다”고 썼다. 해당 글이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학교 측은 게시자가 실제로 중앙경찰학교 교육생임을 확인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분리 조치한 뒤 본격적인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이후 몇몇 커뮤니티에는 비슷한 피해 경험담이 이어졌다. 지난달 수료한 311기 교육생 한 명은 “여성과 여경에 대한 성희롱, 여성혐오 발언 등 저급한 수준의 말을 듣기 힘들었다”며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다”고 했다. 그는 “혼자 다니는 게 눈치 보여서 끼니를 거른 적도 많았고, 항상 외박 복귀 날이 두려웠다. 내게 중경은 지옥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식 임용 전 시보 기간인 310기 현직이라고 밝힌 한 경찰관은 “주로 남들 시선이 닿지 않는 밀폐된 생활실에서 폭력을 당하고, 사격 연습 때 쓰는 장난감 권총을 신체 중요부위에 쏘거나 엉덩이를 세게 발로 차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해자를 고소했지만, 벌금형 처분으로 끝나 아직 현직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접수된 피해 사례는 없는 상태지만 과거 중앙경찰학교 교육 중 괴롭힘을 당했다는 제보가 접수되면 필요에 따라 수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관 임용 전 발생한 사례여서 경찰 내부 감찰에 의한 징계 처분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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