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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씨뿌리고 김매고…조선시대 봄 풍경은?

입력 : 2023-03-07 01:00:00 수정 : 2023-03-06 14: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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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봄 풍경은 어땠을까. 농업이 중심이었던 조선시대에 봄철 가장 바쁜 사람은 바로 농부였을 것이다. 한해 먹고 살 생각에 논에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책을 보는 선비에게도 봄 농사를 돌보는 것은 집안의 급무였을 정도로 농사는 삶과 밀접한 관계였다.

 

한국국학진흥원은 6일 ‘슬기로운 농사생활’을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트 웹진 3월호를 공개했다. 조선의 세시풍속과 농경의례를 통해 농민들의 실생활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소개한다.

조선 시대 모내기 모습을 담은 그림.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봄은 보릿고개…굶주림의 공포

 

현대의 봄은 새 생명이 움트는 희망의 계절이지만, 조선 시대에는 절망의 계절이었다. 곳간이 바닥나 주린 배를 움켜쥐고 보릿고개를 넘겨야 했다.

 

농부인 김혜형 작가는 ‘보릿고개가 태산보다 높다’에 농사를 준비하는 옛사람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김 작가는 권상일의 ‘청대일기(淸臺日記)’ 속 화사한 봄꽃 아래 걸식하며 떠도는 사람,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한 모습이 담겨있음을 소개한다.

 

조선시대 농부는 24절기 중 곡우(穀雨) 무렵에 못자리를 낸다. 가뭄이 길어져 모내기를 제때 못하면 하늘을 쳐다보고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못자리를 하고 한 달쯤 지나 망종(芒種)이 찾아올 때가 바로 모내기 시기이다.

 

현재는 이앙기로 1만6528㎡(5000평) 논의 모내기를 단 두 명이서 이틀 만에 끝내지만, 조선 시대라면 수십 인원이 열흘은 걸렸을 일이다. 김 작가는 끊어질 듯한 허리를 굽혀 일일이 손모를 심었을 백성들의 고달픈 심신을 글 속에 담았다.

청대일기.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하늘에게 비나이다”

 

날씨를 예측할 수 없던 조선시대 농민은 자연에 의지하고 도움을 바라는 욕구의 발산으로 여러 가지 주술적인 행동양식을 만들어냈다. 농점(農占)도 그중 하나다. 농신(農神)을 신앙하는 농경의례와 줄다리기, 정월대보름의 횃불싸움과 석전과 같은 민속놀이도 늘 때에 맞춰 치러진 의식이다.

 

염정섭 한림대 교수는 “한해의 주요한 절기에 세시풍속을 빼놓지 않고 치르는 것은 때가 돼서 하는 일이 아니라 초월적인 존재에게 풍년을 기원하는 주술성으로 발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정일의 의례 외에도 일상에서 주술적인 노래와 오락 역시 노동의 힘겨움을 덜고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삶과 함께했다.

 

◆조선시대 농사, 생생한 기록으로

 

웹진 담에서는 조선시대 농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날의 봄 햇살’에서는 오희문의 ‘쇄미록(鏁尾錄)’에서 가뭄으로 농사일을 걱정하는 와중에 아들이 금강산 유람을 한다는 서신을 접한 아버지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

 

‘씨 뿌리는 마음’에서는 연극 ‘오장군의 발톱’을 통해 농사를 짓던 순박한 청년 오장군이 전쟁으로 자신의 봄날을 뺏긴 현대사의 아픔을 소개한다.

 

비야의 사건일지의 ‘머슴설날 살인사건’에서는 소작농 조칠갑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산비는 남장을 하고 현장을 들러 사건의 전말을 영리하게 파헤친다. 이현보(1467~1555)의 귀촌일기 ‘나에게 주는 선물, 명농당(明農堂)’에서는 조선시대 농업사회를 엿볼 수 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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