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신탁, 국내 최대 베트남펀드 운용
상반기 핵심투자 종목 비중 확대 계획
한화, 오피스자산으로 리츠 상장 준비
연 2회 연평균 6.85% 배당률 목표로
삼성, 韓·대만·日 반도체용 ETF 상장
미래에셋은 채권 ETF 시장 확장 나서
국내 자산운용사가 2023년 들어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베트남을 겨냥한 전략적 투자에 집중하기도 하고, 국내 리츠 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기도 한다. 격화하는 반도체 시장 경쟁에 따른 투자 증대를 노리기도 하고,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른 채권시장에서 적극적 영역 확보에 나서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지금이 베트남 투자 적기”… 리츠 도전도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23일 ‘한투 베트남 투자세미나’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했다. 베트남 투자 매력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Revisit Vietnam’ 프로모션으로, 베트남 시장 전망 및 투자 전략에 대한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금이 베트남에 투자할 적기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높은 경제성장률, 외국인에게 우호적인 정부 정책 등으로 중국을 대체할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신흥국인 데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06년 베트남에 리서치사무소를 설립하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이후 계속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일 순자산액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 시장에 출시한 베트남펀드는 △한국투자 베트남펀드(2352억원)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펀드(6371억원) △한국투자 베트남IPO펀드(113억원) △한국투자 차이나베트남펀드(360억원) △ACE 베트남 VN30 ETF(1706억원) △ACE 베트남VN30선물블룸버그레버리지 ETF(65억원) 등 6개로,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많은 베트남펀드 순자산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준상 베트남법인 주식운용본부장은 세미나에서 “현재 베트남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기간을 제외하고 10년내 가장 저평가된 수준”이라며 “탈중국화에 따른 생산시설 유치, 외국인 직접투자(FDI) 증가 등 호재가 기대되는 지금이 바로 베트남에 투자할 적기”라고 말했다. 유망 섹터로는 △내수 소비 증가의 혜택을 받을 소비재 △저렴하고 풍부한 고급 정보기술(IT) 인력을 바탕으로 성장할 IT △제조업 확대로 호재가 기대되는 물류·산업단지를 꼽았다. 이 본부장은 “유망 섹터 분석은 당사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펀드’ 운용에도 활용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를 가정하더라도 베트남 경제 환경은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에, 상반기까지 핵심 투자 종목으로 비중 확대를 지속한 뒤 하반기에 투자 결실 확인과 동시에 주도주 변화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자사 금융 그룹 계열사의 사옥 등 우수한 오피스 자산을 토대로 한 ‘한화리츠’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리츠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인가를 승인받았으며 지난달 23일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했다. 회사는 오는 3월 말 상장을 목표로 한다.
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화리츠 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리츠 시장은 지난해 침체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으며, 향후 금리 안정화 등의 호재가 이어질 경우 전체 규모 역시 지속 확대될 것”이라며 “한화리츠는 장기 임차 계약을 체결한 한화그룹 계열사와 더불어 대기업, 공공기관 중심의 임차인으로 구성된 안정적인 오피스 자산을 토대로 시장을 리드할 핵심 리츠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리츠는 한화생명보험을 스폰서로 하는 초우량 스폰서 오피스 리츠로 한화손해보험 서울 여의도 사옥과 서울·경기 권역의 한화생명보험 사옥 네 곳 등 한화금융 계열사의 오피스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규모가 큰 그룹 계열사를 대주주로 둔 초우량 스폰서 리츠인 만큼 높은 신뢰도와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한화리츠는 연 2회 반기 배당으로 연평균 약 6.85%의 배당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亞 반도체 투자”… 채권시장 확장도 나서
삼성자산운용은 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3국의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KODEX 아시아반도체 공급망 exChina 액티브 ETF’를 지난 1일 상장했다. KODEX 아시아반도체 공급망 exChina 액티브 ETF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지위가 강화되고 있는 한국, 대만, 일본 내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는 30개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지난해 11월 자동화, 무인화 기술과 관련된 로봇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국내 최초의 로봇 ETF ‘KODEX K-로봇 액티브 ETF’에 이어 첨단산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4(CHIP4)’의 체결로 미국, 한국, 대만, 일본 4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아시아 반도체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상장 이유를 설명했다.
칩4 국가는 앞으로 반도체 인력 교류 확대, 첨단 반도체 부문에 대한 기술 협력, 공급망 협력 강화 등 장기적으로 최선단(최첨단) 반도체 기술력을 공고화할 예정이다. 한국(메모리 반도체), 대만(파운드리), 일본(소재·부품·장비)의 분야별 최고 기술력을 융합하면 안정적인 반도체 제조 생태계 구현이 가능한 데다 미국(설계·장비)의 기술력이 더해지면 강력한 반도체 공급망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KODEX 아시아반도체 공급망 exChina 액티브 ETF는 한국, 대만, 일본 반도체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iSelect 아시아 반도체 제조동맹 지수’를 비교지수로 한다. 이 지수는 삼성자산운용과 iSelect가 협업해 아시아 반도체 관련 핵심 기술 및 주요 키워드를 선별해 국가별 상위 10종목씩 총 30개 종목을 편입한다. 비교지수 투자와 더불어 보텀업(Bottom-Up) 리서치를 통한 선별 기업 투자를 병행해 추가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채권형 ETF인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TIGER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ETF를 신규 상장했다.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는 국내 최초 스트립채권형 ETF다. 스트립채권이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분리한 여러 개의 무이표채권이다. 이표채는 이자를 재투자하기 때문에 만기 시까지 이자 변동에 따른 위험이 존재하지만, 스트립하면 원금 채권은 그대로 두고 이자를 분리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해당 ETF는 국내 상장 채권형 ETF 중 듀레이션(투자자금 평균 회수 기간)이 가장 긴 초장기형 투자 상품이다. 국고채 30년 종목의 스트립 원금 채권 3종으로 구성한 ‘KIS STRIP 30Y Index’ 지수를 추종한다. ‘TIGER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는 한국 채권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ETF다. 투자 대상인 AA-이상 우량 채권은 한국 채권시장 전체에서 97% 이상(지난 1월6일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ETF 기초지수는 ‘KIS종합채권형 지수(AA-이상)’로 특정 종목이나 섹터가 아닌 종합채권지수에 포함되는 1만2200여개 종목 전체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총 보수는 0.03%로, 기존에 상장된 다른 종합채권형 ETF에 비해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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