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초에 약 2억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지불해야 스포츠 경기가 있다. 바로 미국에서 열리는 슈퍼볼이다. 막대한 광고료만으로 화제가 되는 슈퍼볼 광고는 최신 광고 트렌드를 집약했다는 평을 받는다.
버드와이저는 1983년 이후 햇수로만 약 40년 가까이 슈퍼볼 경기에 광고를 하고 있는 단골 손님이다. 그러다 보니 광고 자체에 대한 인기도 높다. 지난 2021년 미국 여론조사 기관 모닝컨설트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시청자가 가장 좋아하는 슈퍼볼 광고로 버드와이저가 뽑히기도 했다.
2014년 슈퍼볼에서 선보인 ‘퍼피 러브’(Puppy Love) 광고는 아직도 회자된다. 강아지와 말의 아름다운 우정을 그린 이 광고의 온라인 조회 수는 슈퍼볼 경기 당일 오후 6시까지 무려 약 360억회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었고, 그 해 가장 인기 있는 슈퍼볼 광고로 꼽혔다.
올해도 버드와이저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번에 선보인 ‘식스 디그리스 오브 버드’(Six Degrees of Bud) 광고는 거리의 푸드트럭부터 농구, 음악, 가드닝 파티 등 일상생활에서 버드를 즐기는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이는 취미와 성격 등이 상이할지라도 버드와이저를 마시는 이들이 공유하는 가치는 하나라는 것을 표현함으로써 패션과 예술, 음악부터 스포츠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버드와이저 마케팅의 방향성이 잘 두드러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버드와이저는 슈퍼볼만 40년 가까이, 그리고 국제축구연맹(FIFA)와는 30년 이상 공식 후원계약을 유지하고 있을 만큼 스포츠 마케팅에 진심이다. 프로축구 1부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라리가도 2019년부터 공식 후원 맥주 브랜드로서 협약을 맺고 ‘골 오브 더 시즌’, ‘킹 오브 더 매치’ 등 주요 상을 수여하고 리그 스타 플레이어들과 함께하는 광고 영상을 공개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은 버드와이저 역대 월드컵 마케팅 중에서도 손꼽히는 성공 사례다. 카타르 월드컵은 중동 국가에서 열린 최초의 월드컵이었다. 당초 월드컵 조직위원회의 계획은 입장권을 소지한 이들을 대상으로 지정된 장소에서 맥주 판매를 허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개막 이틀을 앞두고 경기장 및 인근 지역에서의 맥주 판매 금지 결정을 내려 이러한 방침을 철회했다. FIFA 팬 페스티벌이 열린 알 비다 공원 등 일부 지정된 장소에서만 판매할 수 있어 버드와이저 입장에서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이었다.
버드와이저는 단 하루 만에 월드컵 우승국에게 맥주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브링 홈 더 버드’(Bring Home The Bud) 캠페인을 공개했다. FIFA 공식 맥주 브랜드로서 위기 상황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삼은 것이다. 우승국에게 맥주 재고 전량을 주겠다고 밝힌 버드와이저의 마케팅 캠페인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토드 알렌(Todd Allen) 버드와이저 글로벌 총괄 부사장은 “버드와이저는 거의 하룻밤 만에 글로벌 전략을 크게 전환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며 “지난 월드컵 기간 버드와이저는 월드컵의 모든 후원 브랜드들의 소셜 미디어 언급량 중 절반을 차지하는 등 확실히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월드컵 흥행몰이를 위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했다. 성수동에서 ‘버드엑스 FIFA 팬 페스티벌 서울’을 열어 문화 공연을 곁들인 응원전 행사를 벌였고, 월드컵 기념 버드와이저 한정판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벌이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대한민국 대표팀과 함께 월드컵 흥행에 힘을 보탰다.
오랜 기간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강자로 군림해온 버드와이저는 지금까지도 성공적인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며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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