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도지사 적극지원 부탁 10일 지나도록 손놓고 있는 등 미온적
우호도시 뷰첵메제 시장 SOS에 내부전산망 통해 직원대상 성금모금 시작
충남 천안시가 지진 참사가 발생한 튀르키예와 우호도시 협약을 맺고 13년째 거액을 들여 공무원들의 춤 축제 견학을 추진하면서 피해 지원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튀르키예와 아무런 국제교류가 없는 인접 아산시가 지진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온정의 시민 모금운동을 벌이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천안시는 우호도시 협약을 맺은 튀르키예 뷰첵메제시는 지진발생지역에서 1000㎞ 가량 떨어져 있어 피해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별다른 지원책을 마련치 않았다.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이 잇따르고 우호도시 협약을 맺은 뷰첵메제시장의 공식 도움 요청에 이제야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혈맹국가의 대재앙을 안타깝게 여기는 시민들의 눈총이 따갑다.
23일 충남도·아산시·천안시 등에 따르면 아산시는 강진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튀르키예·시리아 피해민을 지원하기 위해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손잡고 특별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경귀 “아산시장이 기업체와 시민, 기관단체가 모금에 동참해 힘을 보태달라"고 말하면서 시민들과 기업체 기관 단체들의 크고 작은 후원이 계속되고 있다. 아산시 어린이집에서는 고사리손들이 돼지저금통 180개를 내놓기도 했다.
충남도는 지난 8일부터 이달말까지를 모금기간으로 정하고 각 실과에 시·군에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3일 실·국·원장 회의에서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피해 희생자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시·군별로 구호금 지원 및 대한적십자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 모금활동 동참 등 지원을 추진하라”고 주문했지만 천안시는 도지사 당부 10일이 지나도록 움직이지 않았다.

천안시는 튀르키예 지진발생 14일만인 지난 7일 천안시장 명의로 우호도시 협약을 맺고 국제교류를 하고 있는 뷰첵메제 시장에게 위로서한문만 보냈다. 반면 천안시민들은 6.25 혈맹국가의 지진피해 희생자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하며 피해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자청했다.
지난 14일 천안센텀정형외과신경외과병원에서 지진 피해 이재민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 구호물품을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 전달했다. 병원이 보낸 구호 물품은 물티슈, 핫팩, 의류, 방한용품, 양말 등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공개한 물품들이다. 이틀뒤에는 시민 강승광씨가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성금으로 200만원을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에 전달하는 등 시민들의 자발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천안시는 국제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튀르키예 강진피해 지원에 미온적이다는 지적과 뷰첵메제시장의 SOS(긴급도움요청)에 지진발생 한달만인 23일 직원내부 전산망에 ‘튀르키예 지진피해 특별모금 동참안내’ 게시물을 올리고 성금을 모금한다고 공지했다.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과는 별도다.
국제교류 국가에 대한 지원이 늦은감이 있다는 질문에 “시장님께서 서한문을 보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던 뷰첵메제시에서 22일 임시구호시설로 사용할 텐트가 필요하다는 지원요청서가 도착한지 하루만에 매우 발빠르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천안시는 2009년 뷰첵메제 문화예술축제 견학을 시작으로 2010년 문화교류 협약, 2013년 터키 춤 축제 참관 및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해마다 춤축제 견학과 6.25 참전용사 위문을 명분으로 직원들의 튀르키예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천안시는 시 예산으로 지금까지 13차례에 걸쳐 공무원 등 122명을 튀르키예 축제 견학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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