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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동료 손도끼로 협박해 돈 뜯어내려다 죽음으로 내몬 일당들 징역 8~11년 확정

입력 : 2023-02-24 06:00:00 수정 : 2023-02-26 14: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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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서산 손도끼 사건' 주범 징역 11년·공범 2명에 징역 10년·징역 8년 각각 선고한 원심 확정

 

함께 군 복무했던 동료를 손도끼로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다 죽음으로 내몬 일당들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3일 강도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1년 8월 공범들과 함께 충남 서산 소재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B씨를 아파트 옥상으로 데려간 뒤 "1000만원을 내놓으라"며 1시간가량 폭행⋅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A씨는 손도끼를 들고 있었다.

 

이후 공범 중 한명은 B씨를 3시간 동안 데리고 다니면서 대출을 신청하게 했고 모든 상황은 A씨에게 보고됐다.

 

B씨는 A씨 일당과 헤어진 4시간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1심을 맡은 군사법원은 강도치사보다 가벼운 특수강도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강도치사죄를 인정하려면 강도행위와 피해자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하고,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한 예견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1심 재판부는 "A씨 일당의 폭행·협박을 받은 뒤 집으로 돌아온 피해자는 인터넷에 ‘극단 선택’을 검색하고 관련 영상을 시청했다"며 "돈을 줘야 한다는 심한 압박감을 느끼다 극단 선택에 이른 것으로 보여 범행과 피해자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자신을 무서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더라도, 누군가를 무서워한다는 점만으로는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A씨에게 B씨 사망에 대한 예견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형량은 징역 5년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2심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징역 11년을 선고했다. 강도치사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2심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가 평균적인 일반인보다 소심한 성격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피해자가 극심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껴 극단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피해자 투신을 안 직후 보인 반응을 보면 전혀 뜻밖의 일로서 예상하지 못했다기보다 '느낌이 좋지 않았었다'고 말하는 등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 결국 발생했다는 뉘앙스"라고 설명했다.

 

A씨 일당과 B씨가 헤어진 시간(정오)과 B씨의 사망 추정 시간(오후 4시)에는 간격이 있지만, 공범은 헤어진 뒤에도 계속 연락하면서 다음날 만날 것을 강요했다. 즉 공범의 협박 행위가 B씨 사망 추정 시간 직전까지 이뤄진 셈이다.

 

재판부는 "유족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피해자의 작은 누나는 사망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극단 선택을 시도했다가 결국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사망했다"며 "유족들은 엄중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유족에게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공범들과 말을 맞추기에 급급했다"며 "공범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등 범행을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다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우범자) 혐의에는 무죄가 확정됐다.

 

A씨가 손도끼를 사용해 폭행·협박 범행을 저지르고 결국 강도치사죄까지 성립한 이상 손도끼 휴대행위에 별개의 범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날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씨 일당 2명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0년과 징역 8년을 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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