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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불법 보고 받다 尹 “건폭이네”… ‘부패완판’ 이어 또 신조어

입력 : 2023-02-22 18:52:17 수정 : 2023-02-22 19: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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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폭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단속” 강조
尹, 검찰총장 물러나며 “부패완판” 언급

야권선 “폭압적·반헌법적 신조어” 비판
이은주 “노조 악마화… 건폭이 아닌 윤폭”

윤석열 대통령이 건설현장 노동조합의 폭력행위를 지칭하며 표현한 ‘건폭(건설폭력)’은 윤 대통령이 건설현장 불법 행위 실태를 보고받던 도중 즉석에서 이름 지은 신조어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를 마친 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으로부터 건설현장 불법 근절 대책을 보고받던 자리에서 현장 불법 실태를 듣고 “그거 건폭이네?”라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원희룡 국토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권기섭 노동부 차관 등으로부터 건설현장 폭력 현황과 실태를 보고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보고가 끝난 뒤 “건설 현장의 갈취, 폭력 등 조직적 불법 행위에 대해 검찰, 경찰,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가 협력해 강력하게 단속하라”며 ‘완전 근절’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 단속해 건설 현장에서의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 단속이 일시적으로 끝나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이 표현을 그대로 전하고,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신조어가 만들어진 셈이다. 정부 핵심관계자들도 “발표되기 전까지는 건폭이라는 용어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문재인정부 때에도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놓고 “검수완박은 부패완판(검찰 수사권이 완전 박탈되면 부패가 판을 친다)”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메시지를 두고 윤 대통령이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후 정치에 입문하며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도 검수완박 법안 중재안과 관련해 부패완판을 재차 강조하며 민주당을 향한 공중전을 벌였다.

이 고위 관계자는 “(부패완판과 건폭의) 공통점은 불법으로 인해 힘든 서민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한 언급”이라며 “(윤 대통령이) 워낙 그쪽에 고민이 짙다”고 설명했다. 전날 다른 관계자도 기자들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폭(조직폭력배)’이나 ‘학폭(학교폭력)’처럼 일부 강성 노조의 불법 행위가 주는 피해가 막대하다는 뜻에서 나온 표현이라는 것이다. 건설현장 일부 노조의 불법행위를 향한 강력한 메시지를 앞세워 공정·법치의 가치를 재차 부각하고, 이를 통해 민심을 가져와 노동개혁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런 표현을 두고 “듣도 보도 못한 폭압적이고 반헌법적인 신조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건폭이라는 단어에 대해 “일부 불법행위는 바로잡아야 하지만, 노조 전체를 악마화하고 갈라치기를 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반발했다. 이어 “노조 회계장부, 노조법에 나와 있는데도 이걸 ‘시행령으로 공시해라’라고 하는 건 노동조합의 자주권을 뒤흔드는 것이다. 이건 건폭이 아니라 윤폭”이라며 “윤 대통령이 지금 노조개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개혁의 목적이 뭔지 묻고 싶다. 정부는 지금 노동조합과 싸우겠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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