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이 세계 3대 스테이블 코인 중 하나인 USD코인(USDC)와 가상화폐 스테이킹에 활용되는 앰프(AMP) 등을 증권성이 높은 가상자산으로 평가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21일 발간한 ‘가상자산 증권성 평가 방법’ 보고서를 통해 자체 가상자산 증권성 평가지수(KSRI)를 공개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국내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증권성이 있는 일부 가상화폐를 미등록 증권으로 규제하는 추세에 따라 거래소 자체적인 증권성 판단에 나선 것이다.
코빗은 KSRI를 적용해 자사에서 거래지원 이력이 있는 36개 가상화폐에 대한 증권성 평가 점수를 도출했다. 1위는 90점을 받은 USDC와 AMP였다. KSRI는 개별 가상자산의 증권성을 20~100점으로 평가한다. 증권성이 100점에 가까울 수록 금융 당국의 미등록 증권으로 규제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USDC는 테더(USDT) 다음으로 거래량이 많은 스테이블 코인이다. 미 SEC가 BUSD(바이낸스 USD) 스테이블 코인을 미등록 증권으로 규제한 것처럼 스테이블 코인의 증권성을 높게 본 것이다. 코빗 관계자는 “법정화폐 담보 기반 스테이블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군은 전통 금융권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거나 설계구조가 정형적 증권과 매우 비슷하다”며 “규정을 일부만 개정한다면 정형적 증권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AMP는 가상화폐를 예치하고 이자수익을 얻는 스테이킹 과정에서 사용되는 코인이다. SEC도 AMP를 증권으로 분류하고 일부 거래소는 AMP 상장폐지에 나섰다. 국내 거래소도 검토를 진행 중이다. SEC는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스테이킹 서비스에 대해서도 미등록 증권업으로 규정해 벌금을 부과했다.

코빗은 컴투스 그룹이 주도하는 XPLA(엑스플라)를 비롯해 ROSE(오아시스), MINA(미나)에 85점, ONE(하모니), WBTC(랩트 비트코인)에 80점, AUDIO(오디우스), DYDX(디와이디엑스), ICP(인터넷 컴퓨터), KDA(카데나), YGG(일드길즈게임즈)에 75점 등을 매기며 증권성이 높다고 봤다. 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20점, 30점으로 증권성이 낮았다.
코빗은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증권과 상품이라는 이분법적인 흑백논리 접근방식보다 코인의 증권성 정도를 파악하는 스펙트럼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가상자산은 개별자산에 따라 해당자산 기반으로 성립되는 계약관계와 제반사정이 각기 다르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가 이달 제시한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가이드라인 내용도 가상자산 증권성 평가방법의 바탕이 됐다.
아울러 가상자산의 정형적 증권 특성과 투자계약증권 성격을 나타내는 비정형적 특성을 모두 고려해 지수를 산출했다. 미국 암호화폐 등급위원회(CRC)의 증권성 평가를 위한 질문도 참고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거래소가 가상자산 업계의 대표적 구성원인 만큼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코빗 증권성 평가 지수를 고안했다”며 “이번 리포트를 계기로 가상자산의 증권성 논의에서 금융당국과 업계참여자들 간의 더욱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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