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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휠체어’ 태우고, 종양 수술…‘물고기 수의사’ 수산질병관리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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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20 17:08:32 수정 : 2023-02-20 21:16:31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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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레 이상으로 정상 유영이 불가능해 기구를 착용한 금붕어. SBS ‘TV 동물농장’ 방송 화면 캡처

 

어류를 대상으로 의료 활동을 하는 어느 수산질병관리사의 행보가 소개됐다.

 

지난 19일 SBS 동물 관련 시사 프로그램 ‘TV 동물농장’에는 서울 노원구에서 물고기 병원을 운영하는 최상호 수산질병관리사의 일상이 전해졌다.

 

최 관리사의 병원에서는 수십 종의 물고기 수백마리가 수족관에서 그의 보살핌을 받는 중이었다. 수족관은 각종 중증 질환을 앓거나 분만을 앞두는 등 물고기의 몸 상태에 따라 구분돼있었다.

 

최 관리사는 물고기 중에서도 열대어, 금붕어 등 관상어를 전문으로 치료한다. 그는 “개나 고양이가 아플 때 동물병원에 가는 것처럼 이 곳에서는 물고기를 치료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최 관리사는 금붕어 ‘단팥’의 치료를 앞두고 있었다. 

 

반려인의 설명에 따르면 단팥은 수일 전부터 바닥에 옆으로 누운 채 헤엄을 치는 증세를 보였다.

 

바닥에서 옆으로 누운 채 헤엄치는 금붕어 ‘단팥’. SBS ‘TV 동물농장’ 방송 화면 캡처

 

이에 방사선실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실시한 최 관리사는 “부레가 ‘8’ 모양으로 생겨야 정상인데, 단팥이는 신장이 과도하게 팽창되면서 (물고기의 상·하 이동을 돕는) 부레가 한쪽으로 밀려 사실상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안타깝지만 완치는 어렵다. 보조 기구를 착용시켜 정상 유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방법을 제시했다.

 

최 관리사는 잠시 뒤 금붕어 한 마리가 들어갈 정도 크기의 작은 원형 기구를 만들었다. 이 기구를 착용시키자, 단팥은 지느러미를 조금씩 움직이더니 전·후진 등을 하며 정상적인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그 다음으로 최 관리사는 지난해 종양 제거 수술을 했던 금붕어 ‘초롱이’를 만나기 위해 왕진에 나섰다. 

 

반려 5년차에 접어든 초롱이의 주인은 “처음에는 머리 위가 살색처럼 보이다가 이내 검은색으로 변하며 혹이 부풀어 올랐다”며 “종양이 재발한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에 최 관리사는 수술을 위해 초롱이를 병원으로 데려왔다.

 

수술에 앞서 그는 초롱이를 기절시키기 위해 비커에 마취액을 넣은 뒤 “고기가 물 밖으로 나오면 가만히 있지 못하기 때문에 마취액에 넣어서 안전하게 수술하게 된다”고 전했다.

 

초롱이가 비커 안에서 기절하자, 최 관리사는 물 밖으로 초롱이를 꺼낸 뒤 입에 호스를 연결해 증류수를 투입했다. 이 증류수는 인간의 산소호흡기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수술에 앞서 ‘초롱이’에게 증류수를 투입하는 최 관리사. SBS ‘TV 동물농장’ 방송 화면 캡처

 

본격적인 수술에 착수한 최 관리사는 종양이 뇌와 가까운 부위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큰 조직을 먼저 제거한 뒤 잔여 종양을 떼어냈다.

 

이후 최 관리사는 초롱이를 특수 재질의 천으로 감싼 뒤 냉동 성분의 물질을 분사하는 ‘냉동 시술’을 실시했다. 그는 냉동 시술에 대해 “잔여 종양세포를 얼리는 것으로, 미세 종양들이 회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하는 치료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수술을 모두 마친 그는 “종양을 한 번에 모두 제거하기는 어렵다”며 “몇 차례 더 하면 깨끗한 상태가 된다”고 덧붙였다.

 

초롱이의 치료 받기 전(위)과 후의 모습. SBS ‘TV 동물농장’ 방송 화면 캡처

 

최 관리사는 “나에게 물고기란 인생이라고 볼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내 인생의 한 공간에 항상 물고기가 있었다”며 물고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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