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유누스 “가난한 사람의 ‘자립’ 돕는 것이 궁극적 복지”

, 세계뉴스룸

입력 : 2023-02-16 20:31:16 수정 : 2023-02-16 23:19:2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서울 글로벌포럼’ 온 노벨평화상 유누스

“지원받았던 사람 결국 제자리로
돈 주는 전통적 복지정책 틀 깨야
무담보 대출 韓서도 효과 있을 것
멸망으로 가는 현재의 자본주의
세상 바꾸는 작은 실천 시작해야”

“돈을 주는 전통적인 복지정책의 틀을 깨야 합니다.”

 

무함마드 유누스 유누스재단 의장은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 도시경쟁력 글로벌 포럼’에 참석한 후 세계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정책인 ‘안심소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무하마드 유누스 유누스재단 의장이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세계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유누스 의장은 1976년 빈곤층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크레디트)을 위한 그라민은행을 방글라데시에 설립해 빈곤 퇴치와 양극화 해소에 헌신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서울시 초청으로 13일 방한해 오 시장과 그의 시정철학인 ‘약자와의 동행’과 관련한 안심소득 등 정책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안심소득은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복지 제도로, 오 시장의 역점사업 중 하나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단계에 이어 올해 2단계 시범사업을 벌이며 정책 실험을 이어나가고 있다. 유누스 의장은 안심소득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진정한 자립을 도울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누스 의장은 “정부에서 돈을 주는 것은 전통적인 복지 형태”라며 “돈을 지원받은 사람은 다시 지원받기 위해 그 자리로 돌아올 것이며, 이것은 궁극적인 복지 해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오 시장은 그들 스스로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더 좋은 해법, 영구적인 해법을 찾고자 나를 초대했고, 나는 그에게 돈을 주는 전통적인 복지의 틀을 깨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 시장도 유누스 의장과 대담을 나누며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것 외에 민관이 협력해 무담보 대출을 해줘 그분들이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하는 것이 또 다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누스 의장의 마이크로크레디트 같은 방법이 안심소득을 보완하거나, ‘플랜B’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유누스 의장은 마이크로크레디트가 한국 사회에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방글라데시에서 시작한 그라민은행이 전 세계 자본주의 국가로 확장돼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같은 자본주의 시스템을 가진 한국의 빈곤 문제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누스 의장은 그가 처음 그라민은행을 설립했을 때보다 빈곤의 형태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유누스재단에서 잘못된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의 집중,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으로 인한 실업,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활동인 ‘스리 제로’(Three Zero)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누스 의장은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은 멸망으로 가고 있다. 최대한 빨리 멈추고 반대 방향으로 향해야 한다”며 “모든 변화는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