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수돗물 단수사태는 정수장 유출밸브가 내구 연한을 18년이나 넘겨 정상적인 작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14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정수장의 지름 1.8m 수도관 유출밸브는 약품 투입과 소독을 마친 수돗물을 정수장에서 배수지로 보낼 때 여닫는 역할을 한다. 평소에는 열려 있다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정수장에서 배수지로 향하는 수돗물의 공급을 조정하는 장치다.
정수장 유출밸브는 1994년 설치돼 현재까지 사용됐다. 하지만 내구 연한은 11년이다. 설치 시점을 고려하면 2005년 내용 연수가 만료됐고, 그 이후로 무려 18년이나 사용했다.
노후된 이 밸브는 지난 12일 베어링과 축 이탈로 갑자기 닫혀버렸다. 이후 핸들을 돌려 밸브를 열어보려고 했지만 힘이 전달되지 않고 헛돌면서 실패했다.
유출밸브는 설치한 지 30년이 됐지만 단 한번도 교체되지 않았다. 연한이 지났더라도 사용에 지장이 없는 물품은 계속 사용하도록 규정했다고 상수도사업본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낡은 장비인 데다 부식 등 징후가 파악된 점을 고려하면 상수도사업본부가 시설 노후화를 탓하기 전에 교체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중앙 정부와 협의해서 시설 개선을 위한 국비 확보에 노력하겠다”며 “기술 진단 결과를 토대로 대상을 파악해 교체·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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