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특별 초청으로 바이든 연설 지켜봐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 "난 연설문 안 찢어"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한테 흉기 공격을 당했던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가 백악관 초청을 받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지켜봤다. 마침 펠로시 전 의장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트럼프의 국정연설 직후 연설문을 찢어버렸던 일을 연상시키며 큰 화제가 됐다.

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국정연설을 하는 동안 언론의 시선이 집중된 방청객이 한 명 있었다. 바로 폴 펠로시다. 지난해 10월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을 노린 괴한이 캘리포니아주(州)에 있는 펠로시 부부의 자택을 침입했을 때 흉기로 공격을 당한 장본인이다. 당시 괴한은 “낸시는 어디에 있느냐”며 습격했는데, 펠로시 의장이 집에 없자 대신 남편한테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 펠로시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수술까지 받았다. 사건을 보고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너무 많은 폭력, 정치적인 폭력이 있다”며 범인을 겨냥해 “너무 비열하다”고 비난했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은 트럼프 지지자로서, 펠로시 의장을 살해하거나 납치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백악관의 특별한 초청으로 의회 방청석에 앉아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지켜본 폴 펠로시는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는 역시 백악관 초청으로 자리를 함께한 아일랜드 출신 인기 그룹 ‘유투’의 리더 겸 보컬 보노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한편 펠로시 전 의장의 후임자인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현 하원의장이 바이든 대통령 국정연설에 맞춰 3년 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벌어진 ‘연설문 찢기’ 퍼포먼스를 소환해 눈길을 끌었다. 2020년 2월 펠로시 당시 의장이 트럼프의 국정연설 연설문을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갈기갈기 찢어버린 사건을 뜻한다. 펠로시 의장은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른 트럼프한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으나 트럼프가 거절하자 격분한 나머지 그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카시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많은 사람이 내게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문을 찢을 계획인지 묻는다”고 농담했다. 이어 “나는 연설문을 찢는, 연극 같은 행동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나는 정책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상대방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도 연설 후 매카시 의장과 악수하며 “의장님과 함께 일하길 기대한다”는 말로 여야 협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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