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금고지기’이자 매제인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가 최근 국내 송환 의사를 밝히면서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횡령 및 배임, 외국환거래법 위반, 뇌물 공여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은 대북송금 자금을 자신이 세운 페이퍼컴퍼니(SPC) 두 곳에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모든 과정에 김씨가 깊숙이 관여했기 때문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태국 파타야 지방법원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벌금 4천밧(15만원)을 선고받은 김씨는 항소를 포기하고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 김씨는 이번 주 안에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검찰은 김씨 송환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김 전 회장의 자금 출처로 지목받은 SPC는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이 대표인 칼라스홀딩스와 자신의 수행비서가 사외이사로 있는 착한이인베스트 두 곳이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나노스 등 쌍방울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이들 SPC로부터 자금을 대여한 뒤 대북송금, 다른 SPC로부터 빌린 대여금 상환 등 업무를 처리했고 이후에 모두 변제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은 김 전 회장이 SPC를 이용해 대북송금용으로 빼돌리는 등 600억원 가까이 횡령 및 배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과 김 전 회장 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검찰과 변호인 측 모두 자금 흐름을 꿰뚫고 있는 김씨가 귀국해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김 전 회장도 검찰 조사에서 “회사 자금 흐름의 구체적인 내용은 김씨가 잘 알고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지금까지 검찰 안팎에서 제기된 김 전 회장의 대북송금 액수는 크게 800만 달러와 최소 50만 달러 이상의 추가 금액으로 나뉜다. 800만 달러는 2019년 1월 200만 달러, 4월 300만 달러, 11∼12월 300만 달러로 세 차례에 걸쳐 북측 인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1, 4월 송금은 경기도가 북한에 주기로 했다는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를 대신 내준 것이며 나머지 300만 달러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방북을 위한 경비를 내준 것이라는 게 김 전 회장의 주장이다.
한편, 수원지법은 전날 김 전 회장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사건을 부패 전담 형사11부에 배당했다. 횡령 및 배임 혐의로 함께 기소된 양선길 현 회장도 김 전 회장과 함께 재판을 받게 된다. 형사11부는 김 전 회장보다 앞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뇌물 수수 등)와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뇌물 공여 등)의 사건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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