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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 강제 철거하면 아이들 따라갈 것”… 서울시 계고장에 이태원 유가족들 경고

입력 : 2023-02-05 15:23:14 수정 : 2023-02-05 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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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최대한 자진 철거 유도하되, 그대로 되지 않으면 법적 절차 검토”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 “철거할테니 국회·정부가 합동분향소 마련해달라” 요구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맞은 5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가 서울광장에 설치된 10·29 이태원 참사 추모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력을 동원해 강제로 해체할 것이라고 유가족 및 시민단체들에게 통보한 가운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측은 “그럴 경우 휘발유를 준비해놓고 아이들을 따라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5일 서울시는 전날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제를 열고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한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측에 “6일 오후 1시까지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라”는 내용의 계고장을 보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4일 오후 7시30분쯤 가서 계고장을 전달했다”며 “최대한 자진 철거를 유도하되, 그대로 되지 않으면 법적 절차를 검토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 “분향소 운영이 장기화되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분향소가 설치된 당일 “불특정 시민들의 자유로운 사용을 보장해야 하는 광장에 고정 시설물을 허가 없이 설치하는 것은 관련 규정상 허용될 수 없다”며 “시민 간 충돌, 안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허가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가족과 시민의 추모를 침묵시키려는 노골적인 조처”라며 “경찰과 서울시 용역들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유가족 대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회 추모제에서 “어제 가까스로 허름한 분향소를 차렸다. 혹시나 해서 경찰, 시청 관계자들이 와서 철거하지 않을까. 밤새 지켰다”며 “김진표 국회의장님, 이재명 민주당 대표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님, 지금 너무 초라하다. 분향소가, 이 아이들이 왜 여기있나”라고 되물었다.

 

나아가 “왜 유가족들이 국회에 와 있어야 하나. 서울광장 앞에 있는 허름한 천막은 저희가 치우겠다. 내일1시까지 천막을 철거하러 오겠다고 서울시에서 연락이 왔다”며 “철거할테니 국회와 정부에서 서울시에서 많은 국화꽃과 카네이션으로 단장된 합동 분향소를 공식적으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내일 서울시에서 조철한 천막 분향소를 철거하러 올 경우, 저희들은 휘발유를 준비해놓고 아이들을 따라 갈 것”이라며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오세훈 서울시장님 내일 1시에 뵙겠다. 그날이 당신과 우리의 마지막 날인지, 영원히 갈 수 있는 국민과 시민으로 같이 할 수 있는 날인지 지켜보겠다. 철거하러 오는 순간 제2의 참사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맞은 5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어이없고도 비극적인 참사는 다시는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모두가 기억하고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두가 힘을 모아 독립적 조사 기구를 통해 이러한 의문이 해결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이태원 참사 100일을 맞아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이태원 참사 100일 거리 행진’을 하던 중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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