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리던 한 모녀가 “폐를 끼쳐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오전 11시30분쯤 경기 성남시 한 다가구 주택 주거지에서 70대 어머니와 40대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집주인이 며칠 동안 모녀의 인기척이 없는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자택을 강제 개방해 이들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
모녀는 “페를 끼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집안에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모녀가 채무 부담 등을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녀는 50만원 월세와 공과금을 밀리지 않고 납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생계는 자영업을 하는 딸이 책임졌는데 적지만 소득이 있어 복지 사각지대에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죄송하다”는 메모와 마지막 집세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2014년 송파 세모녀 사망 사건 이후 약 9년이 지났지만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 죽음은 되풀이 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경기 수원시에서 60대 어머니와 두 딸이 “세상 살기 너무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9장의 글을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어머니는 난소암 투병 중이었고 큰 딸은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40대 둘째딸이 홀로 생계를 책임졌는데 기초수급자 혜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대문구에서도 모녀가 생활고를 겪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이 살던 집 현관에는 수개월 연체를 알리는 공공요금 고지서가 쌓여 있었다. 이들 역시 기초수급대상자가 아니었다. 2020년 서울 방배동 모자 사건, 2019년 성북구 네모녀 사건, 2019년 봉천동 탈북 모자 사건 등도 비슷한 사례다.
정부는 위기가구를 대상으로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연락이 두절되거나 소재 파악이 힘든 경우 제대로 된 보호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위기가구의 소재 파악을 위해 금융·채무 정보 등 다른 기관과 정보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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